이집트 상형문자의 기원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집트 제1왕조 이전 시대의 말기(BC 3100 직전)에 생겨난 것으로 추정한다. 그 당시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사이에 접촉이 있었고, 이집트인이 수메르인한테서 문자라는 개념을 빌려온 것으로 여겨져왔다. 개연성이 충분하지만, 두 문자 체계는 기호 사용법이 판이하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발달되어온 것이 분명하다.
상형문자 체계는 4가지 기본 원칙을 따랐다. 첫째, 상형문자는 그림과 거의 동일한 형태로 쓰일 수 있다. 예컨대 사람이 입에 손을 대고 있는 기호는 '먹는다'는 낱말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태양'이라는 낱말은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려 표현한다. 둘째, 상형문자는 그림이 암시하는 다른 낱말을 나타내거나 함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태양'을 나타내는 기호는 '낮'을 나타내는 기호나 태양신 '레'의 이름을 나타내는 기호로도 쉽게 쓰일 수 있다. '먹는다'는 뜻을 나타내는 기호는 입을 덮는다는 뜻을 암시함으로써 좀 더 개념적인 낱말인 '조용한'을 나타낼 수도 있다. 셋째, 두 낱말에 쓰이는 자음이 같고 자음의 순서도 같으면, 그 두 낱말을 같은 기호로 표기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과 '빛나다'를 뜻하는 이집트어 낱말은 둘 다 'hg'라는 같은 자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같은 상형문자로 표기할 수있다. 넷째, 상형문자는 하나의 자음이나 여러 개의 자음으로 이루어진 자음 결합체를 나타낸다.
고대 그리스인이나 로마인들이 상형문자를 이해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김경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