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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완판, 지방은 미분양… 두산·양우 등 중견건설사 ‘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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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완판, 지방은 미분양… 두산·양우 등 중견건설사 ‘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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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오재우 디자이너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9583가구로 집계됐다. 서울의 미분양 물량은 47가구에 불과했다. 서울은 분양이 과열 양상을 띤 반면 지방과 경기 일부지역은 미분양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에 건축부문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견 건설사들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9585가구. 전월 대비 2.7% 늘었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1만3724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기(9003가구)와 경북(7649가구)이 뒤를 이었다. 강원도도 5038가구로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도 증가했다. 4월 말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만2683가구로 전월 대비 5.8% 증가했다. 81%(1만326가구)가 지방 물량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한 민영아파트 128곳 중 44.5%(57개 단지)가 2순위에서도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해 청약이 최종 미달 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은 2015년 말부터 꾸준히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은 2015년 3월부터 계속 늘고 있어 양극화가 뚜렷하다.

건축부문 의존도가 높고 지방 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견 건설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순위 청약자가 없는 ‘청약 제로’ 단지와 분양성적이 저조해 공사가 중단되는 단지까지 등장했다.

지난 3월 성찬종합건설이 전북 순창군에 분양한 ‘순창온리뷰2차’는 126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자가 없었다. 2순위 청약자도 2명에 그쳤다. 제주 한림읍에 공급된 ‘제주 대림위듀파크’ 1순위 청약자도 0명이었다.

양우건설이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에 공급하는 ‘인제양우내안애’는 미분양되면서 대금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주택시장 침체로 미분양 확대가 우려되자 건설사들은 다방면으로 활로 찾기에 나섰다.
각종 혜택을 제공하거나 전환형 임대아파트로 물량을 돌리는 등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두산중공업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 ‘용인행정타운 두산위브’의 미분양 물량 처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행사 측은 회사 보유분 물량을 계약금 1000만원, 취득세 전액 지원, 잔금 유예 등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용인행정타운 두산위브는 초기 분양률이 20%도 안됐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구체적 분양률은 밝힐 수 없지만 현재 대부분 분양됐다”면서 “공실률이 3%에 지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 3월 한국기업평가는 ‘주택경기 하강 국면 진입에 따른 영향 및 건설업체별 대응능력 분석’ 보고서에서 두산건설, 태영건설, 한신공영 등 중견 건설사들의 부진을 우려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시장 침체는 몇 년 전부터 리스크로 지목되던 부분”이라며 “지속적으로 미분양 물량을 관리하는 중이며 임대 전환 등 공사비를 빨리 회수하는 방향으로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물량이 누적되면 결국 건설업계 전반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배영찬 한기평 실장은 “미분양 물량에 밀려 신규 착공이 미뤄지기도 하면서 사업 자체가 하반기로 넘어가고 있다. 분양 시장도 지역에 따라 100% 분양, 미분양으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기분양은 매출로 인식돼 당장 실적은 좋지만 착공 후인 내년부터 수익성 지표가 하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