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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챗봇이에요. 제가 은행 상담원을 대체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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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챗봇이에요. 제가 은행 상담원을 대체한다구요?”

1금융권 이어 2금융권도 챗봇 서비스 출시 ‘속속’
사람처럼 대화하는 로봇? “기대는 금물” 지적도

그래픽= 오재우 디자이너.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 오재우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은행권 ‘챗봇(Chatbot)’ 서비스 경쟁이 한창이다. 챗봇은 업무 자동화, 데이터 수집 등의 장점이 있지만 지나친 기대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기업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은 챗봇을 도입했거나 도입 예정이다.
챗봇의 선두주자는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 은행권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 상담이 가능한 ‘위비봇’을 선보였다. 비슷한 시기 농협은행도 ‘금융봇’, KEB하나은행이 ‘핀고’를 잇따라 출시했다. 신한은행 역시 올해 초 통합 앱 ‘쏠(SOL)’에 챗봇을 탑재했다. 기업은행도 지난 4월부터 금융상담 챗봇 ‘i-ONE봇’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챗봇 고도화를 위한 공동 작업에 돌입, 올해 안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챗봇 출시 경쟁은 저축은행까지 확산됐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4월부터 인공지능 기반 챗봇 ‘웰컴봇’을 선보였다. JT친애저축은행도 시나리오별 상담이 가능한 챗봇을 오픈했다.

챗봇의 사전적 의미는 AI를 활용한 대화형 로봇이다. 24시간 고객 응대가 가능하고, 민원이나 상담에서 활용도가 높다.

그러나 과한 기대는 금물이란 지적이다. 현재 은행들이 출시한 챗봇 서비스는 답변율이 떨어지고 응답수준도 높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딥러닝(심층학습) 기술로 점차 수준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사람이 하는 상담 업무를 대신하는 등 고객의 민원창구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란 것이다.

이경전 후마니타스 빅데이터 연구센터장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챗봇이 인력을 대체했다는 사례도, 관련 논문도 없다”며 “챗봇이 콜센터에서 하는 상담업무를 줄이는 데 도움은 될 수 있지만 인력까지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챗봇을 사람과 대화하는 로봇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 챗봇은 어디까지나 빈도수가 높고 구조화된 금융업무를 자동화는 것에 활용돼야 한다는 것이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챗봇의 역할은 판매와 같이 수익과 직결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단순하고 구조화된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이라며 “은행들은 사람과 말하듯 대화창만 열어놓는 것이 아니라 카드형, 객관식형 챗봇으로 상담 초반에 업무의 범위를 30%정도 줄이는 작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