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업회생 시장 활성화에 밑거름 되겠다"

공유
3

"기업회생 시장 활성화에 밑거름 되겠다"

[뉴스人] 김병준 (사)한국기업회생경영협회 회장

한계기업도 조금만 도와주면 재기
실업률 감소와 일자리 창출효과


“정부가 새로운 기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계에 달한 기존 기업을 살려내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한계기업이라 할지라도 옆에서 조금만 도와주면 재기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실업률이 감소하고 일자리 창출의 효과를 낼 수 있지요. 공직에서의 경험과 기업회생 경영사 과정을 통해 배운 노하우로 기업회생 시장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고자 합니다.”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기업회생 일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김병준 한국기업회생경영협회 회장(71·전 전북지방경찰청장). 전남 보성 출신인 그는 누구보다 가난의 설움을 잘 알고 있기에 기업회생을 위한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앞장서고 있다.

“공직자는 대부분 나라에 보탬이 되기 위해 행정고시를 준비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가난이 너무 싫어 지겹고 힘든 삶을 탈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행정고시를 선택했어요. 재무부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지만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을 나온 쟁쟁한 인재들에게 숨이 막혀 학연이나 지연이나 혈연이 작용하지 않는 경찰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경찰청 외사과에 특채로 입사한 김병준 회장은 미국 LA총영사관에서 6년간 무관으로 근무하며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미국의 힘을 목격했다. 고국에 돌아가면 언젠가 130여 개국에서 모인 사람들이 미국을 떠받치고 있는 자유와 인권, 그리고 경제를 움직이는 힘을 접목하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전공이 경제학이다 보니 경찰 일을 하면서도 기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전북지방경찰청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끝낸 후 곧바로 삼성SDI에 입사해 삼성의 인재운용 시스템을 배웠다”고 했다.

김 회장은 동국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도 땄다. 늘 경제 흐름과 돈이 어떻게 흐르는가, 기업은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관찰하고 공부해 왔다고 말했다. 당시 틈틈이 경제 흐름을 공부해 두었지만 기업회생 문제에 관심을 가져보니 관련 지식이 부족해 수험생처럼 다시 공부했다고 털어놓았다.

김병준 (사)한국기업회생경영협회 회장은 한계기업도 조금만 도와주면 실업률 감소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온다며 기업 회생 시장의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이미지 확대보기
김병준 (사)한국기업회생경영협회 회장은 "한계기업도 조금만 도와주면 실업률 감소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온다"며 "기업 회생 시장의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회생경영협회에서 주관하는 기업회생경영사 과정을 밟았어요. 처음엔 한 번에 기업회생에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구조조정 컨설팅, 채권기관과 채무 재조정, 부실기업의 기업회생 컨설팅, 부실기업의 법정관리 지원, 부실기업의 법적 청산 등 금융 지식과 기업의 회생 절차 등이 복잡해 삼수(6기, 7기, 8기)를 했지요. 그 덕분에 기업회생 전문가가 되었고 지금은 회장이 되어 협회를 이끌고 있지요.”

현재 한국엔 부실 징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약 200만명, 그리고 실패기업인 약 160만명이 있다. 또 낮은 신용등급과 담보력 부족으로 1, 2 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소외계층이 약 550만명에 달한다. 국세청 기준 총 650만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중 약 30%, 약 200만개가 손익분기점을 하회하는 부실 징후 중소기업들이어서 매년 100만개 내외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창업과 퇴출을 반복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모든 신용회복 정책은 금융 감독당국과 채권금융기관이 주도해 왔어요. 소유 사업장과 개인의 자산 그리고 보증인 재산까지 부채상환에 투입하고도 다 갚지 못해 장기 신용불량 상태에 있는 실패 기업인들이 약 160만명에 달하지요. 그럼에도 부채금액이 생계형 신용불량자 평균 1000만원보다 많다는 이유로 현 정부의 생계형 장기 신용불량자 159만명은 특별 탕감정책 대상에서도 소외되어 있죠. 장기 실패기업인 부실 채무는 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한국기업회생경영협회는 이 같은 한계기업에 도움을 주고자 2014년 1월 미국식 회생전문가 제도를 벤치마킹해 기업회생컨설팅 및 법정관리 전문가인 기업회생경영사(CTP: Certified Turnaround Professional)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그동안 회생전문가 양성 교육과정을 통해 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공인회계사, 노무사 등 전문가 집단을 비롯해 경영지도사, 금융회사 간부, 일반기업체 임원 등 총 20기에 걸쳐 700여 명의 기업회생경영사를 양성해 왔다. 이 전문가들을 협회 회원으로 관리하고 일부 회원들은 기업회생 관련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기업회생경영협회는 ▲회생전문가인 미국식 기업회생경영사(CTP) 양성 교육 ▲한성대와 기업회생 석·박사 과정 개설 ▲한계기업과 퇴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회생 경영컨설팅 ▲법적구제 신청, 전사적 채무조정·중재 의무제도인 미국식 ‘전치주의(前置主義)’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김병준 회장은 설명했다.

□ 기업회생경영사(CTP)란?

기업회생경영사(CTP:Certified Turnaround Professional)는 회생경영컨설팅, 회계·재무 회생관련 법규 및 회생관련 실무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기업구조조정, 워크아웃, 기업회생·파산 개인회생·파산 등 한계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 및 컨설팅을 수행하는 미국식 회생 전문가이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