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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없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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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없다"…왜?

AI 진화와 동시에 새 작업 자동화 욕구도 강해져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발전에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일 뿐이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발전에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일 뿐이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발전이 미래에 많은 직장인들을 실업자로 만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동화 되어가는 공장에서는 일자리를 빼앗긴 수많은 노동자들이 불만을 품고 떠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 모든 현상은 기우(杞憂)일 뿐이며 오히려 다양한 직업군이 늘어나 상황은 정 반대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지금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기술들이 탄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를 통해 "장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빼앗기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가세하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는 "2030년 미국 직장의 절반이 AI에 빼앗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으며, 이를 증명하듯 최근 노스이스턴 대학의 연구팀은 "75%의 사람들이 AI에 일자리를 빼앗길 것"으로 추산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는 정 반대 의견으로 "과거 수학의 역사를 풀어 나가면, 기술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글로벌 발명자본 회사인 인텔렉추얼 벤처스(Intellectual Ventures)의 CEO 네이선 미어볼드는 단언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사람들의 일을 변화시키는 기술의 전환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이에 "AI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수학의 자동화 역사를 더듬어 가면 '컴퓨터'라는 말은 오래 전부터 일의 대명사로 사용됐다. 1600년대 이후 사람들은 회계 장부 등을 작성하기 위해 종이와 펜을 사용하여 자신의 두뇌를 컴퓨터처럼 사용했고, 이후 1960년대에 접어들어 계산자와 기계식 계산기가 등장하여 실제 노동 현장에서 사용하게 되었다. 2018년 현재는 애플 워치(Apple Watch)와 같은 스마트워치가 등장해 인간보다 수십 배나 빨리 계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기술 발전 추세와 직업과 노동자와의 관계를 감안했을 때, AI의 발전으로 직업을 잃게 될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추측은 큰 모순을 발견할 수 있다. 나사(NASA)와 같은 조직을 보면, 프로그래머나 수학자, 물리학자 수는 1960년대에 고용된 사람보다 훨씬 증가했다. 그리고 현대의 계산기가 1960년대의 것과 비교해 계산 능력이 10억 배나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일처리는 컴퓨터로 전환되지 않고, 오히려 인간이 직접 대응해야 하는 일이 증가한 것이 현실이라고 미어볼드는 지적했다.

물론 컴퓨터는 특정 분야의 계산에 특화되어 있어, 자릿수가 많은 복잡한 계산을 쉽게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덕분에 지금까지 우리가 해 온 "누가해도 변하지 않는 단순한 계산 작업" 등을 컴퓨터로 대체함으로써, 우리의 작업 부하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공식과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수학, 그 중 특히 경제에 영향을 주는 복잡하고 중요한 연산은 최신 컴퓨터를 사용하더라도 해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효율적인 계산 방법과 알고리즘을 실현하는 수학자나 컴퓨터 과학자가 요구되고 있다. 큰 계산 능력이 있으면 더 큰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기술자의 수도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곤란한 문제에 맞서는 사람은 일자리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미어볼드는 단언했다. 또 이러한 현상은 기술뿐만 아니라 AI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확실히 AI는 패턴 매칭과 같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복잡한 작업의 집합체이며, 2018년 시점의 AI는 체스와 같은 게임을 초인적 수준에서 플레이하는 소프트웨어로까지 발전했다. 사람이 AI와 같은 차원에서의 체스를 플레이하려면 큰 재능을 가진 사람도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험한 지형에 대응하여 이동하거나 바디 랭귀지(신체 언어)를 해석하는 등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의 대부분은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슈퍼컴퓨터도 실현이 곤란하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AI의 능력이 향상함으로써 그 차이를 메울 수 있다는 전망이 앞서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AI가 진화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작업을 자동화하려는 욕구도 동시에 강해짐에 따라, 직업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어볼드는 주장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