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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삼성전기, 대형IT부진 속 ‘나홀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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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삼성전기, 대형IT부진 속 ‘나홀로 산다’

MLCC호황 진입, 과점화로 공급보다 수요앞서
전장용시장 성장, 내년 영업이익 1조원 가능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대형 IT주의 부진에도 삼성전기가 나홀로 강세를 보여 그 배경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적개선세 끝이 아닌 시작, 2분기 전망도 맑음


삼성전기가 부진한 증시에서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최근 주가는 잇달아 신고가를 경신하며 15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IT주들의 부진을 감안하면 삼성전기의 질주는 더 도드라진다.

삼성전기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다름아닌 실적이다. 삼성전기의 1분기 매출액은 2조188억원(YoY +29%, QoQ +18%), 영업이익은 1540억원(YoY +484%, QoQ +44%)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컨센서스를 10% 이상 웃도는 수치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모듈솔루션 사업부는 갤럭시S9의 출시로 매출액이 증가했고,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는 갤럭시S9과 더불어 타이트한 수급 밸런스 속에서 물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동반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판 솔루션 사업부는 플래그십 출시에도 불구하고 북미 고객사향 물량 감소로 외형 축소되며 적자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같은 실적개선세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주력제품인 MLCC의 선풍적인 인기 때문이다.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Multi-Layer Ceramic Capacitors)는 전자제품의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공급되도록 제어하는 수동부품이다. 사용량은 하루에 1인당 1.5개로 월 3000억개 이상 사용되며 전자산업의 ‘쌀’로 비유되기도 한다.

현재 MLCC 시장은 Murata(일본, 2017년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 34%), 삼성전기(24%), Taiyo Yuden(일본, 14%), TDK(일본, 11%), Yageo(대만, 7%)로 과점화됐다. 특히 이 같은 과점화로 공급은 제한된 상태에서 수요가 늘며 MLCC가격은 상승 추세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의 MLCC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MLCC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6년 4분기 2%를 저점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3분기엔 26%로 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MLCC 업황은 공급은 제한적이고 수요는 증가세라는 점에서 DRAM과 유사하다. 이를 고려할 때 공급 부족 현상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도 공급부족으로 MLCC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MLCC 시장이 고부가제품 채용 증가에 따른 제품믹스 개선과 MLCC 공급 부족이 겹치며 가격이 오르고 수익성이 한층 좋아졌다는 분석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1분기 수동소자 개당 ASP(평균판매단가)는 3.6원으로 전년 대비 18.4% 상승했으며 이러한 ASP 상승세는 장기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MLCC 업체들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장용 MLCC에 집중하고 있는데다 설비 증설 한계로 공급자 우위 시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ASP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률 개선 추이 지속…올해 사상 최대 실적 전망

실적 개선 추세에 날개를 다는 모멘텀도 있다. 본격적인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전장 MLCC 매출 발생이 대형호재다.

KB증권에 따르면 전장용 MLCC 시장은 안전편의장치 강화를 꾀하는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업체의 신규 수요가 맞물리며 시장규모도 2017년 1조원에서 2021년 7조원으로 4년만에 7배 급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은 2017년 1%에서 2018년 3%, 2019년 17%, 2020년 31%로 예상된다”며 “3년 후에는 전체 MLCC 매출의 3분의 1을 전장용 MLCC가 차지함에 따라 삼성그룹 전장사업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사상 최대 실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올해 매출액 영업이익의 경우 이베스트투자증권은 8.1조원(+18.0% YoY), 7514억원(+145% YoY), 하이투자증권은 8.21조원(+20.3%YoY), 영업이익 8035억원(+162.4%YoY, 영업이익률 9.8%)으로 추정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이트한 수급환경에 기인한 MLCC ASP(평균판매단가) 상승효과는 지속되고 있다”며 “보수적으로 잡아도 2018년 MLCC ASP 상승률을 +28%(YoY) 수준으로 영업 레버리지가 큰 사업의 특성상 ASP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률 개선 추이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MLCC 호황이 단기적이 아니라 중장기적 국면인 것을 감안하면 2019년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무난하다는 관측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MLCC 수익성 호조는 제품믹스효과(모바일+전장용), 고부가 영역에서 공급 부족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자동차 업체로 추가 MLCC 공급(추정)을 감안하면 2019년 영업이익은 1조원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성 성장성 수익성 시너지, 턴어라운드 본격화


삼성전기의 지난 1분기 연결실적 기준으로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안정성, 성장성, 수익성 모두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드라마틱한 성장을 통해 체력도 강화되는 등 선순환형 재무구조가 투자포인트다.

실제 유동비율이 아쉬울 뿐 거의 모든 투자지표들은 우수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하 연결 기준)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101.2%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다. 지난해 기준으로 유동자산은 2조7892억원, 유동부채는 2조7558억원이다.

유동비율은 통상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을 감안하면 갑작스런 외부충격에 흔들릴 수 있다.

그렇다고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부채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83.1%로 매우 양호하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삼성전기의 부채는 총 3조7332억원이며 자본총계는 4조4917억원이다. 부채비율이 100% 아래면 재무안정성이 뛰어나다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7.3배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비영업)으로 나눈 수치다.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통상 1.5 이상이면 영업이익으로 벌어 이자의 빚을 갚을 수 있다. 쉽게 말해 빌린 돈의 이자가 적은 반면 영업이익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빼어난 성장성이다. 매출액 증가율은 28.6%로 성장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 비용에 속하는 판매와 관리비 증가율이 32.2%인데 반해 영업이익증가율이 무려 503.1%로 비용 대비 실적 개선 효과는 매우 우량하다.

이에 따라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증가율 81.5%을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증가율은 4979.2%로 급증했다.

삼성전기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뒤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연결기준으로 삼성전기의 매출액은 2조188억원, 영업이익은 15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은 23.4%로 껑충 뛰었다. EBITDA를 영업수익으로 나눈 EBITDA 마진율은 15.8%다.

아울러 자산이나 자본 대비 수익성의 경우 평균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5.8%다. 지배주주순이익(연율화)을 지배주주지분(평균)으로 나눈 수치인 ROE는 10.3%로 수익성도 우수하다고 하겠다.

◇최대주주, 삼성전자 지분율 23.69%


삼성전기는 모듈솔루션, 컴포넌트솔루션, 기판솔루션 사업부문의 3개 사업부문 체제를 이루고 있다. 사업장은 수원 본사를 포함해 국내에 총 5개, 해외 7개의 생산기지(중국 4개, 태국, 필리핀, 베트남)가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모듈솔루션 사업부문은 광학렌즈설계, 회로설계, 패키징, SW 기술을 기반으로 삼성전기의 소재 역량과 결합시켜 고객 요구에 적합한 카메라·무선통신 등 다양한 모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카메라모듈은 렌즈설계 및 금형기술에서부터 오토포커스, 광학식 손떨림 보정 등초정밀 고성능 액츄에이터 제조 내재화와 SW기술까지 보유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강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용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통신모듈은 회로설계, IC 등의 핵심부품을 내재화하고 패키지 기술로 복합화·소형화·박형화 추진, SW기술을 활용한 모바일기기와 M2M에 필요한 시스템솔루션을 확보해 고객 요구를 충족 중이다

컴포넌트솔루션은 초소형 고용량 재료기술 및 성형, 인쇄, 적층, 소성 등 핵심 공정기술의 강화와 개발스 피드, 제조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시장내 경쟁우위를 선점했다. 특히 MLCC 부문에서 글로벌 2위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삼성SDI, LG전자, Stats Chippac, 인텔 등이다. 전기차용 MLCC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고부가가치 MLCC 수요 증가 등으로 매출성장이 기대된다.

기판솔루션 사업은 축적된 재료제어기술, 공정기술, 제품기술과 안정된 공급 능력이 장점. 우수한 연구개발 역량으로 미세 회로 패턴, 차세대 패키지 등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지분 23.69%. 국민연금이 10.77%로 2대주주고 자사주가 2.68%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