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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치웍즈, 韓기업 인재론에 'NO' 외치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낼수 있는지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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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치웍즈, 韓기업 인재론에 'NO' 외치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낼수 있는지 여부"

구글 인적자원 개발부서 퇴직 ... "유능한 인재보다 다양한 경험 인재 발굴이 관건"

표트르 F. 그라치웍즈 대표는 유능한 인재는 성격과 관계없으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료=프로노이아이미지 확대보기
표트르 F. 그라치웍즈 대표는 "유능한 인재는 성격과 관계없으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료=프로노이아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리더십'과 '협조성'은 오랫동안 한국 기업이 '이상적인 인재'를 꼽는 상투적인 말이다. 목소리가 큰 사람의 의견이 통과되기 쉬운 회사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양성'을 필요로 하는 오늘날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한국기업의 인재론에 당당히 'NO'라고 외치며 미래 인재 발굴의 중요성에 대해 외치는 전문가가 있다. 바로 구글(Google) 인적 자원 개발부에 종사하다 퇴직 후 국내외 기업에서 인재 육성 컨설팅을 수행하는 프로노이아(Pronoia) 그룹 표트르 펠릭스 그라치웍즈(Piotr Feliks Grzywacz) 대표다.
표트르 F. 그라치웍즈 대표는 "성격은 관계없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또 "출신 대학과 일의 퍼포먼스도 상관없으며, 오직 유능한 인재를 활용하든, 아니면 죽이든 회사와 상사의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의 경영자라고 하면 '검정색 고급 세단'으로 이동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운전사가 비즈니스 센터 정문 입구에서 엔진 시동을 걸어 둔 채 총수를 기다리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오래된 보수적인 회사일수록 '성악설'의 개념으로 움직인다. 부하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총수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명령에 순종해야 한다"는 견해다. 특히 수많은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성악설에 근거해 조직을 관리해 왔다.

반면에 구글의 경영 철학은 '성선설'을 중시했다. 구글은 매우 자유로운 회사로 알려져 있으며, 본사는 '캠퍼스'라는 애칭으로 누구나 출입이 자유롭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모두 스탠포드 출신으로 자유로운 캠퍼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그라치웍즈 대표는 지적했다.

또한 페이지와 브린 모두 '검은색 고급 세단'은 아예 가지고 있지도 않으며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특수부대 출신의 보디가드를 동반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구글을 처음 만들 때 일반 회사와는 다른 회사 설립을 목표로 정했다. "자유를 중시하고 직원들이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가지자. 그래서 성과가 나오면 좋겠다"는 것이 설립 취지였다.

이러한 의도는 최근까지도 이어져 "매니저는 필요 없다"거나 "20% 프로젝트(근무 시간의 20%는 자신이 기획하고 싶은 일에 사용해도 좋다)"를 실천하는 등 자유를 중시하는 기업 문화를 정착시켰다.
두 사람 모두 미 명문 사립대학 출신이지만 특정 대학 출신만을 채용하거나 인종에 치우치지도 않았다. 오히려 지방의 작은 대학 출신을 채용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했다.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결국 무엇이 능력발휘로 이어질 것인가"를 자체 연구하기도 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채용 기준 중 하나는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고생을 했는지" 여부였다. 인생에서 방황하거나 사고를 통해 좋아하는 사람을 잃는 등 고생과 쓰라린 좌절을 경험한 사람들이 회사 내에서 능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유능한 인재를 찾는 것보다 다양한 경험을 지닌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기업과 산업, 나아가 사회적 성공의 관건이라는 주장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