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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조기숙 안무‧염현승 연출의 『Contact & Connection』…어울림의 가치 예증시킨 창작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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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조기숙 안무‧염현승 연출의 『Contact & Connection』…어울림의 가치 예증시킨 창작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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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안무‧염현승 연출의 'Contact & Connection(접촉과 유대)'
최근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조기숙뉴발레단 주최, 한국무용협회 후원으로 조기숙(이화여대 무용과 발레전공 교수) 안무의 신작발레 『Contact & Connection, 접촉과 유대』 공연이 있었다. 조기숙의 열린 발레는 닫힌 발레의 틀을 벗고, 밖으로 나온 지 오래이다. 그녀의 안무작은 기량의 발레의 발끝과 움직임을 보유하고 있지만 고전발레나 낭만발레의 틀을 벗어던지고 현대발레, 현대무용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

발레에서 진화한 조기숙의 컨템포러리 발레는 한국적 토양에 적합한 발레를 실험, 구축해 왔다. 조기숙은 클래식 발레 유형에 길들여져 온 관객들에게 컨템포러리 발레를 이해시키면서 한국에 실기기반연구법을 소개하고 정착시키는 데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실기와 연구의 통섭을 지향하는 그녀의 작품들은 이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고, 그녀의 연구는 늘 창작 현장을 규명하는 데 중점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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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안무‧염현승 연출의 'Contact & Connection(접촉과 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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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안무‧염현승 연출의 'Contact & Connection(접촉과 유대)'

조기숙 뉴발레단은 2004년에 창단된 전문 무용단이다. 이 무용단은 발레가 갖고 있는 인류보편성에 한국이라는 지역과 역사에 특수성을 부여, K-Ballet를 구축하고 세계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조기숙뉴발레단 예술감독은 지난 13년간 정부지원 전혀 없이 열일곱 편의 신작을 창작 공연해 왔다. 국립발레단이나 대규모 직업발레단에서도 20년 이상 신작을 못 내는 상황에서 성취해낸 놀라운 열정이다.

조기숙 안무의 『Contact & Connection』은 신나고 재미있는 발레를 지향한다. 그녀의 컨템포러리 발레는 발레, 음악, 기타 소리가 경계선에서 해체된다. 타 장르에 대한 경청과 이해, 대화를 거쳐 재구성된 발레는 새로운 미학과 의미를 도출해 낸다. 관객들은 음악이 춤이 되고, 춤이 소리가 되고, 소리가 춤이 되는 넘나듦과 공연자와 관객이 호환되는 경계 허물기, 예술과 놀이의 공존을 경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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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안무‧염현승 연출의 'Contact & Connection(접촉과 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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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안무‧염현승 연출의 'Contact & Connection(접촉과 유대)'
오프닝은 객석에서 무대로 진입하는 유튜브 스타, 기타리스트 임정현의 캐논변주곡으로 시작된다. 소리와 움직임의 대화가 이루어진다. 기교 출중한 기타리스트는 음을 전달하고 무용수(홍세희, 이어 정이와)는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대화한다. 이어지는 4인무는 각 신체 부위(머리, 팔꿈치, 발, 골반 등)가 분리되는 움직임을, 보컬리스트 김경연과 무용수 2인(정이와 천소정)의 춤은 소리에 반응하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보컬리스트의 소리에 ‘소마 휴 댄서스’가 등장하면서 춤은 전문가・비전문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예술과 놀이의 넘나듬이 이루어진다. 끈이 등장하고, 대동놀이와 같은 접촉과 유대와 관계는 가시화된다. 한바탕 노니다가 춤은 전문가 영역으로 넘어오고 무용수 칠인의 군무, 보컬리스트, 기타리스트가 협연하는 군무가 이루어진다. 군무가 끝나고 피날레가 시작되면서 ‘접촉과 유대’의 공연은 마무리된다.

조기숙은 신작공연을 통해 뉴질랜드의 아오테아로아(Aotearoa)에 살고 있는 한국출신 일렉트릭 록 기타리스트 임정현(Funtwo)과 뉴질랜드 실용음악 전문학교 마인(MAIN, Music and Audio Institute of New Zealand)에서 현대 음악 공연 전공자인 김경연 보이스 아티스트를 무대에 세움으로써 컨템포러리 발레의 의미를 더했고, 커뮤니티 댄스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대중발레 인구의 저변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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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안무‧염현승 연출의 'Contact & Connection(접촉과 유대)'

조기숙의 신작발레는 제목과 부합되는 주제에 밀착하면서 독창적인 스타일로 안무를 구성하였다. 거추장스런 장식을 제거하고 관습적 표현을 우회한다. 예술의 모든 분야가 어우러져 새로운 예술을 창조할 수 있고, 그 주체는 기득권자나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천명한다. 발레 예술은 무대의 높낮이가 아니라 마음의 하나됨이 우선이고, 조화를 이루었을 때 발레예술이 만개한다는 것을 일깨운다.

조기숙의 컨템포러리 발레 공연은 고된 훈련과정을 통하여 쉽게 보여주는 방식을 택한다. 그녀의 안무작은 포킨과 쿠르트 요스, 니진스키, 지리 킬리안의 고뇌가 오버랩 된다. 조기숙이 선택한 평상복 차림의 가린 몸의 발레는 발레의 특성을 객관적으로 연구하고, 발레를 상상하며, 발레의 흐름을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그녀의 공연은 늘 문화적 담론을 형성하는 교본이 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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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안무‧염현승 연출의 'Contact & Connection(접촉과 유대)'

이화여대 무용학과 대학원 석사, 석・박사 과정 학생들로 구성된 홍세희, 정이와, 김미레, 최유나, 조한나, 천소정, 김수진, 웨이란 발레리나들은 조기숙의 안무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소마 휴 댄서스’의 멤버들과 조화를 이루어 내었다. 『그녀가 논다-여신 항아』, 『그녀가 운다-여신 무산신녀』, 『감각, 체화 그리고 넘나듦』 에 이은 『Contact & Connection』은 춤으로 사랑을 피워내는 값진 작업이었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