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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천주교 주교회의 "워마드 성체 훼손, 신자모독 행위 묵과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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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천주교 주교회의 "워마드 성체 훼손, 신자모독 행위 묵과할 수 없어"

천주교주교회의가 워마드 회원의 '성체 훼손' 사건과 관련, 입장을 밝혔다. 사진=워마드
천주교주교회의가 워마드 회원의 '성체 훼손' 사건과 관련, 입장을 밝혔다. 사진=워마드
[글로벌이코노믹 김현경 기자] 남성혐오 성향 인터넷커뮤니티 '워마드'의 성체 훼손 사건과 관련, 천주교계가 심각하게 이번 사안을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성체 모독과 훼손 사건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이 사건은 한 개인의 도를 넘는 일탈이라 하더라도 천주교 신자들뿐만 아니라 종교적 가치를 소중하게 여겨온 다른 종교인들에게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엄청나고 심각한 충격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발생한 사건은 천주교 신앙의 핵심 교리에 맞서는 것이며, 모든 천주교 신자에 대한 모독 행위"라며 "거룩한 성체에 대한 믿음의 유무를 떠나서 종교인이 존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대한 공개적 모독 행위는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워마드의 한 회원은 지난 10일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 성당에서 가져온 성체를 불태운 사진을 올리고 예수를 조롱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이 사이트 회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워마드 폐쇄' 청원이 오르는 등 분노가 거세지만, "그깟 빵 한조각 태워 먹었다고 이 난리"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 '워마드 성체 훼손' 사건에 대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입장 전문.


성체 모독과 훼손 사건에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거룩한 성체(聖體)를 모독하고 훼손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 사건은 한 개인의 도를 넘는 일탈이라 하더라도 천주교 신자들뿐만 아니라 종교적 가치를 소중하게 여겨온 다른 종교인들에게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엄청나고 심각한 충격을 안겨 주었습니다.

천주교 신자들에게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는 지극한 공경의 대상입니다. 천주교회는 신자들이 성체를 지극한 정성으로 받아 모시고 최상의 흠숭으로 경배하며 최고의 존경을 드려야 한다고 항상 가르쳐 왔고(교회법 제898조 참조), 성체가 모독되지 않도록 온갖 위험에서 최대한 예방하고 있습니다(교회법 제938조 3항 참조). 그러나 이번에 발생한 성체 모독과 훼손 사건은 천주교 신앙의 핵심 교리에 맞서는 것이며, 모든 천주교 신자에 대한 모독 행위입니다. 이런 모독 행위에 대해 천주교는 "성체를 내던지거나 독성의 목적으로 뺏어 가거나 보관하는 자는 사도좌에 유보된 자동 처벌의 파문 제재를 받는다."(교회법 제1367조)고 준엄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거룩한 성체에 대한 믿음의 유무를 떠나서 종교인이 존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대한 공개적 모독 행위는 절대 묵과할 수 없으며, 종교적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종교인에게 비난을 받을 것입니다.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고 주장하는 것은 자유롭게 허용되지만, 그것이 보편적인 상식과 공동선에 어긋나는 사회악이라면 마땅히 비판받아야 하고, 법적인 처벌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성체를 모독하고 훼손하는 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촉구하며, 이번 일로 충격과 상처를 받은 모든 천주교 신자를 비롯하여 종교적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분과 함께, 우리 사회가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2018년 7월 11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김현경 기자 k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