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정부 지원금으로 신조 발주한 만큼 자국 선급인 한국선급(KR)에 맡겨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외국선급 배분이 높다는 지적이다.
총 20척 중 한국선급이 5척을 맡고, 나머지 15척을 DNV(노르웨이선급), 로이드(영국선급), ABS(미국선급) 등 외국선급이 ‘리딩’하고 한국선급이 '팔로워' 해 보조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선급이 국내 유일의 선급단체다.
수익 배분을 살펴보면 통상 리딩 선급이 각종 기자재 검사료 60%, 팔로워가 40%을 맡거나 아니면 리딩선급이 70%, 팔로워 30% 수준이다. 즉 한국선급이 현대상선의 신조 발주 선급으로 올릴 수 있는 수익은 30~40%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현대상선이 한국선급 보다 외국선급 배분을 고려하고 있는 이유는 기술력과 경험치에서 오는 안전성 때문이다.
현재 언급되고 있는 외국선급 대부분 대형 컨테이너선 선급을 경험한 바 있는 베테랑 선급단체다. 반면 한국선급은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선급에 대한 경험치가 전무하고,1만4000TEU급만 비슷한 등급 선에서 경험이 있을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상선 측에서는 비싼 값을 지불하더라도 경험치가 많은 외국선급에 맡겨 안전성을 검증받는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상선이 해운재건을 목적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신조 발주한 만큼 상생차원에서라도 한국선급 배분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선급 배분은 아직 확정된 게 아니다"라며 "선급 배분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선급 역시 "현대상선과 긴밀하게 접촉 중으로 현명한 선급 배분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상선은 오는 2020년까지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확보해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투입하고, 1만4000TEU급 8척을 미주 동안 노선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신조 발주를 위한 자금 대부분은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지원 받는다. 현대상선이 계약금 10%를 마련하고, 나머지는 해양진흥공사가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