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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잊은 재계 총수들, 여름 휴가에도 자택서 경영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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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잊은 재계 총수들, 여름 휴가에도 자택서 경영구상

-국내 머물며 그룹 이슈 점검 및 하반기 경영 전략 수립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재계 총수들이 하계휴가를 반납하고 자택 또는 국내에 머물며 그룹 현안 점검 및 중장기 경영 계획 수립에 나선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총수들은 통상 7월 말에서 8월 첫째 주를 전후로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그러나 올해는 출근만 안 할 뿐 대부분 자택 등에서 머물며 업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총수들이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 및 남북경협 등 굵직한 국내외 현안을 모색하고, 그룹 안팎의 주요 이슈 점검 및 중장기 경영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여유 있게 휴가를 즐길 겨를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여름 휴가 없이 경영 현안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9일 인도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한 이후 투자 및 고용 계획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투자를 조기 집행하거나, 신사업 추진 등 투자 규모를 늘려 채용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과 그룹의 하반기 경영 전략 수립에도 몰두할 전망이다. 삼성은 반도체와 전자장비에 이어 인공지능(AI)을 신성장동력으로 꼽았다. 여름 휴가 기간이 끝나면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 구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취임한 구광모 ㈜LG 회장은 아직 휴가 계획을 잡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LG그룹 총수로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만큼 그룹의 조기 안정화를 위해 당분간 외부 활동은 자제하고, 그룹 업무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구광모 시대'가 본격화된 이상 구 회장은 LG의 신성장동력 사업에도 투자 및 개발에 주력할 전망이다. LG는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화학·배터리·로봇 사업을 선택, 집중 투자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자택에 머물며 경영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다만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과제로 머릿속이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는 현대모비스 중심의 분할합병이 무산되자 새로운 개편안을 준비 중이다.

재계에서는 현대모비스를 활용하려던 '1차 개편안'을 접어두고 현대글로비스를 지배구조 정점에 올려놓는 '2차 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휴가보다는 업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휴가 계획 없이 그룹 전반 현안과 주요 계열사를 챙기며 중장기 사업 전략을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SK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에네지, 이동통신에 이어 신성장 사업으로 꼽히고 있는 제약과 바이오 사업 개발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그동안 신사업 분야에 과감한 M&A(인수·합병)와 투자, 인재 영입 작업을 병행하며 영토 확장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자택 경영' 중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휴가 기간 별다른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무르며 경영구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옥중에서 여름 휴가를 보낼 전망이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이다. 이로 인해 올여름 휴가는 서울구치소에서 보내게 됐다.

한편 재계 총수 중 유일하게 이재현 CJ그룹 회장만 해외로 여름 휴가를 떠났다. 지난 8일 유럽으로 출국한 이 회장은 휴식을 겸해 현지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하반기 이후 중장기 사업전략을 차분하게 구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