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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이상한 만남, 김동연· 이재용… 구걸인가 협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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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이상한 만남, 김동연· 이재용… 구걸인가 협박인가?

[김박사 경제진단] 이상한 만남, 김동연 부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걸인가 압박인가  엇갈린 시각
[김박사 경제진단] 이상한 만남, 김동연 부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걸인가 압박인가 엇갈린 시각
[글로벌이코노믹 이코노믹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만난다.

김동연 부총리는 6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방문한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다.
김 부총리의 삼성 방문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김부총리가 재벌총수급 인사를 면담하는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2017년 12월 LG그룹 구본준 부회장, 2018년 1월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 2018년 3월 최태원 SK그룹 회장 그리고 2018년 6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잇달아 만났다

그동안의 김 부총리와 재계총수와의 만남은 별다른 이슈가 되지 못했다. 정부와 재계가 소통하는 정도의 의미가 부여되었을 정도이다.

이번은 좀 다르다. 삼성전자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이다 보니 자연 관심이 높아진 점도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대법원 확정판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세상의 이목과 관심은 온통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만남에 쏠리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다 청와대 실세들과 김 부총리 간에 이상 기류도 흐르고 있다. 청와대 실세들과 김 부총리는 지난 5월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놓고
대통령 면전에서 한바탕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

이번에는 한 언론이 경제부총리가 삼성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 청와대 일각에서 '구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면서 불거졌다.

김동연 부총리는 이에대해 이례적으로 '입장문'까지 냈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언론 보도는 "청와대가 김동연 부총리의 삼성 방문에 대해 정부가 재벌에 투자·고용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었다. 이 언론은 기획재정부가 청와대 의사를 받아들여 삼성 측의 투자·고용 계획을 직접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도 했다.

김 부총리는 올해 들어 엘지(LG)·에스케이(SK)·현대차·신세계 등 4개 그룹을 방문했는데 모두 당일 해당 재벌 그룹의 투자와 고용 계획을 공개했었다. 그런 관점에서 삼성이 투자발표를 하지않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기재부는 이날 저녁 이례적으로 김 부총리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해당 언론 보도에 담긴 청와대 입장을 반박했다. 정부가 언론 보도에 해명 자료를 내는 것은 자주 있지만 경제 부총리가 직접 나서 '입장문'을 낸 것은 그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것이다.

김 부총리는 이 입장문에서 "삼성전자 방문 계획과 관련해 의도하지 않은 논란이 야기되는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그동안 대기업을 만났지만 투자·고용 계획에 간섭한 적이 없고 정부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기업에 의지해 투자·고용을 늘리려는 의도도, 계획도 전혀 없다는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그러면서 기사에 담긴 청와대 입장을 지목해 " 국민이 바라는 혁신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부총리는 지난 2일 혁신 성장 관계 장관회의에서 이와 비슷한 톤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앞서 1일에도 기자들에게 "삼성에 투자 SOS를 한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정부가 나서 투자를 종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일각의 만남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청와대실세와 경제부총리간의 난기류가 언론을 통해 표면화되면서 삼성은 일단 6일 만남에서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도 삼성이 이날 투자 계획 등을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이재용 부회장이 인도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했으니 시점과 무관하게 투자 계획 자체는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났다. 문재인대통령은 이자리에서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감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정가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재계와 관계복원에 나섰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인도 만남이 있은 이후인 김동연 부총리는 7월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8월 초에 삼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누가보더라도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과의 만남 이후 이어진 후속조치로 보였다.

김동연 부총리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즉 전경)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서로 간 시간을 조율해서 경제단체장들도 만날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투자 계획을 놓고 세가에서는 장밋빛 전망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부탁한 만큼 100조원대 파격적인 투자 계획이 나올 것이란 보도가 쏟아졌다. 앞서 부총기 방문때 재벌들인 내놓은 투자계획보다 삼성의 투자 규모가 훨씬 더 클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와의 만남에서 LG는 19조원 투자와 1만명 고용을 현대차는 23조원 투자와 4만5000명 고용을 SK는 80조원 투자와 2만8000 명 고용의 청사진을 밝혔다.

정부 고위인사의 기업인 만남에 대해 세간의 평을 그리 곱지않다. 일부 언론들은 문재인 정부가 기업 팔을 비틀어 투자·채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하고있다. 또 다른 일부 언론들은 재벌개혁 갈 길이 먼데 문재인 정부가 노골적인 ‘삼성 구애’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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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경제진단] 이상한 만남, 김동연 부총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걸인가 압박인가 엇갈린 시각


이런 가운데 한겨레신문은 지난 3일 “청와대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삼성 방문과 관련해, 정부가 재벌에 투자·고용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이후 기재부는 “6일 삼성의 투자·고용 계획이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며 “김 부총리가 이 부회장과 만날지는 확정도 안 됐다”고 전했다.

정부와 기업이 서로 소통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투자와 고용을 종용하기위해 만나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투자와 고용은 기업이 스스로 알아서 해야할 일이다.

정부는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리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면 된다. 미국 트럼프는 세금을 깎는 방식으로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정부가 기업총수를 만나 투자와 고용 확대를 압박한다면 이는 자본주의의 기본을 흔드는 또 다른 적폐일 뿐이다.


김대호 소장 /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