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2잔과 물 2병 마셨는데 43유로, 한화 약 5만6000원이 나왔다. 이따금씩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곤 하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어느 카페 바가지 요금에 관한 이야기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이런 게 가능하냐?”, “나도 작년에 베니스에 갔다가 식당에서 1100유로를 지불하고 불쾌한 적이 있다” 등등 불만은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다. 베니스시의 웹사이트가 다운되고 항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말없이 43유로를 지불했던 후안 까를로스 부스타멘테는 사실 칠레 출신의 유명 정치인이다. 2016년 칠레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는 등 자국에서는 꽤나 대우받는 정치인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가 유명인이라고 해서 바가지 요금으로부터 피해가지 못했듯이 카페 지배인과 종업원들 또한 이 사람이 누구인줄 몰랐다. 결국 카페는 ‘정상적인 거래’를 시도했고, 후안 까를로스 부스타멘테는 조용히 달라는 값을 다 주고 나왔으나 엄청난 세계적인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서유럽이라고 해서 이런 비양심적인 카페가 없으리라는 법이 없다. 그러나 베니스의 바가지 요금은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탈리아 당국에서 이를 제재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