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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서일본 호우에 90년 전통 아라키 우동가게 문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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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서일본 호우에 90년 전통 아라키 우동가게 문닫아

2대째 90년 동안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아라키 우동가게. 서일본에 내린 집중호우 탓에 결국 문을 닫는다.
2대째 90년 동안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아라키 우동가게. 서일본에 내린 집중호우 탓에 결국 문을 닫는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90년 동안 한우물을 파온 후쿠시야마의 유명 우동가게가 최근 내린 서일본 집중 호우로 문을 닫는다.

타테바라-아라키 우동가게는 후쿠시야마 지역 주민들에게는 사랑방 같은 존재였다. 언제든지 한끼를 때울 수 있고 가게에 들르면 이웃소식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집중 호우 탓에 40년 이상 사용하던 제면기가 물에 잠겨 고장난 데다가 가게주인 아라키 부부가 고령이라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유라가와를 따라 조용한 동네에 위치한 이 우동가게는 집중 호우가 내리기 전까지 노부부가 2대째 가게를 지켜왔다.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우동가게도 마루 위 2m 가까이 물에 푹 잠겼다. 40년 이상 노부부가 애용해온 제면기도 망가졌다. 물론 지난 2004년 태풍 23호와 2013년 태풍 18호 등 지금까지 몇차례나 침수 피해를 겪었지만 부부는 그때마다 다시 일어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이가 발목을 잡았다.

지역 주민들은 우동가게에서 제면기로 직접 뽑은 국수로 우동을 만들어 맛이 좋았는데, 이제 추억의 맛이 되었다며 크게 아쉬워했다.

인기 메뉴는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자가 제면에 다시마와 가다랭이 국물로 만든 튀김 우동과 카레 우동이다.

가게 구석에는 남편 야에코 씨가 만드는 생선 조림이나 두껍게 부친 계란, 초밥 등의 일품도 점심 때 제공되어 지역 주민들로 붐볐다.

한편 대를 이어 다니는 단골도 많아 재해 이후 언제 다시 문을 여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대부터 드나들었다는 아라이 테루요시(70)는 "이곳에서 거의 매일 점심을 먹다시피 했다. 피곤할 때는 다다미방에서 쉬기도 했던 곳"이라며 아쉬워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