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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제살깎는 bhc치킨 점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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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제살깎는 bhc치킨 점주들

bhc치킨, 본사와 점주들 갈등 '점입가경'

조규봉 생활경제부장
조규봉 생활경제부장
처음부터 그랬을 리 없다. 잘해보자, 도와줄게. 열심히 해 달라, 서로 상생하자 했던 그들이었다. 바로 치킨업계 얘기다. 창업 프랜차이즈 본사의 점주 간 관계가 언제부터인가 앙숙으로 변했다.

양측 간 욕심 때문이다.
본사는 최대한 가맹점에서 뽑아 먹으려하고, 점주들은 본사를 위해 불철주야 뛴다. 가맹점주들은 영문도 모르고 무작정 열심히 뛰기만 했다. 프랜차이즈이지만 본인들의 사업이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게 된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열심히 하는 것치곤 손에 쥐는 돈은 푼돈에 불과하다.

뭔가 잘못됐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받는다. 곰은 점주이고 왕서방은 본사다.

프랜차이즈 구조는 본사, 제조·물류, 가맹점으로 나뉜다. 본사는 제조·물류를 통해 가맹점에 원료를 공급한다. 이때 제조·물류 업체는 본사에게 수수료를 지급한다. 자신들의 회사를 이용해준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일종의 아웃소싱이다. 본사는 아웃소싱을 통해 가맹점에 물건을 납품, 가맹점은 열심히 영업활동을 통해 매출을 올린다. 그렇게 올린 매출로 가맹점은 제조·물류업체에게 물류비를, 본사에게는 로열티와 가맹비를 지급한다. 이런 구조이기 때문에 본사는 가맹점이 열심히 뛰어주기만 한다면 팔짱만 끼고 있어도 큰돈을 손에 쥘 수 있다. 물론 본사는 가맹점들을 위해 메뉴개발과 관리, 홍보 등의 도우미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점주가 영업활동을 통해 돈을 벌 수 있게 창업아이템을 준 셈이니, 그만한 대가는 당연하다.

점주 입장에선 성공 창업아이템을 받은 셈이니 매출의 일정부분은 본사에 주는 게 맞다.

그런데 부작용이 생겼다. 집안에 말 잘 듣는 성실한 머슴이 곳간의 사정을 대충 알아 버렸다. 묵묵히 일해 준 머슴이었지만, 화가 났다. 억울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머슴은 오전 10시쯤 눈을 떠서 새벽 3시까지 일하다 퇴근한다. 같이 일하는 머슴들이 그만두거나 손이 모자라면 머슴 혼자 주문받아 만들어 배달한다. 처음엔 밥만 잘 먹여줘도 감지덕지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손해 보는 느낌과 주인만 잘 사는 게 눈엣가시다. 똑똑한 머슴은 주인에게 요구하기 시작했다. 일해서 번 돈을 독식하지 말고 나누자는 취지였다. 주인은 괘씸했다. “누구 덕에 입에 풀칠하는데…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영리한 주인은 머슴과 타협을 했다. 새경도 좀 넉넉히 주고, 별채도 하나 줘서 마음을 달랬다. 상전까지는 아니어도 머슴을 그쯤 대하는 시늉도 했다. 그러자 머슴은 이제 안채까지 내주란 식으로 떼를 쓴다. 평소 심부름 다녔던 판관댁에 주인의 비리를 알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주인은 기가 찼다. 주인과 머슴의 대립은 쉽게 멈추질 않았다. 큰 머슴은 다른 머슴과 합동으로 마을 앞에서 시위도 불사했다. 생존권을 보장하고 곳간의 곡식을 마음대로 유용한 죄를 물었다. 주인은 억울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란 식이다. 결국 주인은 머슴의 역갑(甲)질에 질려 사업을 접었다. 머슴은 산 입에 거미줄 칠 형편에 놓였다.

bhc치킨 본사와 점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제살은 깎여 나간다. 이미 속살이 훤히 드러나 있다. 일부가 선동(?)해서 또 다른 점주들까지 피해를 입었다. 특히 브랜드 이미지 손상은 심각하다.
돈을 벌기 위해 퇴직금까지 털었는데, 싸움만하고 손해만보면 굳이 창업을 왜하나. 본사와 점주가 되새겨볼 일이다.


조규봉 생활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