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업계 전문가들은 베트남은 과거 일본이나 한국의 전철을 그대로 이어 밟고 있다는 이유로, 경쟁업체로의 발전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구상에서 공장 건설 및 가동까지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실적이 공개되면서 강력한 경쟁업체로의 경계심과 경쟁업체의 두려움이 급부상하고 있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하이퐁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은 빈패스트는 올해 초 바다 밖에 보이지 않았던 매립지에 복합생산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해 불과 9개월 만에 뼈대를 갖추고 공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는 점이다.
1년여 전에 빈패스트의 설립에 나섰던 빈그룹은 4년 전 프로젝트를 구상하기 시작해 약 35억 달러(약 3조9620억원)를 투자했다. 내년 8월 베트남 최초의 자립형 자동차가 생산되면 이번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데에는 꼬박 5년이 걸리는 셈이다. "전 세계 어느 곳에도 이처럼 신속한 생산 체제를 갖춘 곳은 베트남밖에 없을 것"이라고 빈패스트 트레이딩&프로덕션의 숀 암거 제조담당 부사장은 말했다.
이와 동시에 빈패스트는 야심찬 전략을 발표했다. 제임스 데루카(James DeLuca) 빈패스트 CEO는 10월 2일 개막한 프랑스 파리 모터쇼에서 "우리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빠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시장에서의 승리에 무엇보다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회사는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역내와 역외의 양면에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경쟁 업체에 선전포고를 했다.
최초의 자립 생산기지인 하이퐁 공장에서는 내년 8월부터 2개 차종으로 연간 25만대가 생산될 예정이다. 베트남자동차산업협회(VAMA)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판매된 자동차 총수의 92%에 해당한다. 그동안 베트남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대부분은 베트남 국내에서 최종 조립이 실행되는 해외 브랜드 차량이었는데, 내년 8월 이후에는 이러한 양상이 완전히 뒤바뀔 공산이 크다. 사전 빈패스트의 공세에 대응할 대비책 강구가 시급한 실정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