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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개의 꿈, 삼성 C랩에서 이뤄요”… 창업 디딤돌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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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개의 꿈, 삼성 C랩에서 이뤄요”… 창업 디딤돌로 ‘우뚝’

-5년간 사내외 스타트업 과제 500개 육성

17일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서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장 이재일 상무가 C랩 성과와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17일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서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장 이재일 상무가 C랩 성과와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배출됐으면 한다. C랩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장 상무가 17일 서울 관악구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서 C랩의 비전을 밝혔다. 2012년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출발한 C랩을 오픈 이노베이션의 메카로 진화시키겠단 포부다.
◇ 사외 스타트업 300개 육성

이날 찾은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는 삼성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시작되는 곳이다. 총 30여 개의 사내 C랩 과제가 이 연구소에서 시행된다.

연구소엔 창업 준비에 나선 직원들을 위한 독립된 사무 공간부터 업무와 회의를 동시에 보는 사무실이 마련돼 있다.

입주자들은 C랩 팩토리에서 3D프린터로 아이디어를 출력하고 금속·목재 등을 가공할 수 있다. 다트와 탁구 등 오락실을 연상케 하는 휴게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며 창의력을 키우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공간을 사내 임직원뿐 아니라 외부 스타트업과 공유할 계획이다. 향후 5년간 300개 과제를 지원한다는 목표다.

이 상무는 “전체 과제 중 아이디어만 가진 예비 창업자나 1년 미만의 신생 스타트업이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외부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에서 100개,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200개 스타트업을 키운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지원할 예정이던 육성 사업을 2022년으로 3년 더 연장한다. 모바일 중심이었던 외부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도 세트 전 분야로 확대한다.

이 상무는 “삼성전자의 기반이 하드웨어이다 보니 하드웨어 과제들이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분야도 키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로봇과 인공지능(AI), 헬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타트업 신규과제 15개를 선발했다. 향후 5개를 추가로 선정해 지원 과제를 2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들은 내달부터 서울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마련된 보육 공간에 1년간 무상 입주한다. 캠퍼스 내 회의실과 임직원 식당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개발 지원금 최대 1억원과 사내외 전문가 멘토링, 해외 IT전시회 참가 기회 등을 지원받는다.

이번에 선발된 유아용 발달장애 진단·치료 스타트업 두브레인의 최예진 대표는 “발달장애 아이들을 지원하는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연내 40개 스타트업 배출… "일자리 기여"


삼성전자가 사내에 그친 C랩을 외부로 확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지난 6년간 겪은 시행착오에 있다. 이 상무는 “유사한 벤처 육성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1~2년 사이에 사라지길 반복했다”며 “현업에 있는 직원들이 참여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점차 의미있는 성과를 내며 자신감을 얻었다. 저시력 장애인들이 잘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와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눈이 되어주는 소형 열화상 카메라 이그니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상무는 “임직원에게 삼성이 창의적인 조직이냐고 물었을 때 절반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지금은 그 비중이 80%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6년간 228개 과제에 임직원 917명이 참여했다. 올해에는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200개 과제를 지원할 예정이다.

C랩에서 배출한 스타트업 또한 34개에서 연내 40개로 늘어난다. 이달 말에는 자율주행 로봇 ‘에바(EVAR)'와 호흡 재활솔루션 ’숨쉬GO‘ 등이 독립할 계획이다.

사내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지면서 C랩은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34개 스타트업은 이미 17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 상무는 “일자리 창출은 대기업의 책무 중에 하나”라고 “삼성전자가 육성한 스타트업들이 향후 2~3배 이상 성장한다면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