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아시아 폐식용유, 유럽서 각광…바이오연료로 재활용

공유
7

아시아 폐식용유, 유럽서 각광…바이오연료로 재활용

유럽 수요 부응 위해 폐식용유 확보 경쟁 치열…가격도 상승

말레이시아 폐유 회수 업체 팻홉스에너지의 폐유 회수 차량. 자료=팻홉스이미지 확대보기
말레이시아 폐유 회수 업체 팻홉스에너지의 폐유 회수 차량. 자료=팻홉스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아시아에서 튀김 등에 널리 사용되는 식용유는 일단 사용하고 나면 대부분 몰래 하수구에 버려지는 등 폐기물로 취급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환경 규제 강화에 힘입어 유럽에서 폐식용유가 바이오연료의 원료로 재가공 됨에 따라 귀한 몸이 되고 있다.

폐식용유는 조리과정을 거친 뒤 사용할 수 없는 식용유를 말한다. 따라서 활용도가 낮았던 시기에는 그대로 하수구에 방류되어 환경을 파괴하는 주 오염원으로 원성이 자자했다. 하지만 폐식용유에 메탄올을 이용해 글리세린과 메탄올 교환반응을 일으켜 생산되는 바이오디젤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폐식용유의 존재가치는 훨씬 높아졌다. 중요한 에너지 자원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자연히 환경오염 방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폐유 회수 업체 팻홉스에너지(FatHopes Energy)의 비네슈 신하(Vinesh Sinha) 최고경영자(CEO)는 "팻홉스의 유럽 석유 대기업 전용 폐원료 수출은 지난 3년간 40% 증가했으며, 향후 유럽의 폐원료 수요는 급격히 성장해 2030년까지 3배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초 팻홉스는 커피콩 찌꺼기나 동물의 유지, 팜오일 찌꺼기 등을 회수했지만 "지금은 폐식용유가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유럽연합(EU)의 환경 정책을 전망해 원재료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수된 폐식용유는 집하 센터에 모아져 음식물 찌꺼기를 거르는 등의 처리를 거친 후 유럽을 향해 수출된다.

중국 컨설팅 회사 STIN 그룹의 저스틴 위안(Justin Yuan) CEO는 "올해 중국으로부터의 폐식용유 선적량은 30만톤 정도로 지난해 20만톤에서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 물량의 대부분이 유럽으로 향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를 배경으로 “향후 출하량은 몇 년 동안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에서는 중국의 폐식용유를 원료로 하는 바이오 연료 공장이 증가할 것은 자명하며, 국내외 수요가 높아지면서 폐식용유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시아 지역의 폐유는 이미 공급 부족에 빠져 가격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 주로 사용되던 팜오일을 보더라도 프리미엄은 2년 전에 비해 두 배로 올랐으며, 현재 가격은 톤당 평균 600~70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폐식용유 또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최근 kg당 40센트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에너지 대기업 토탈은 올해 5월 프랑스 남부에 있는 처리 능력 65만톤의 신설 바이오 연료 정제소에서 폐 원료의 비율을 30~40%로 늘린다고 발표했으며, 이어 EU는 6월 재생 가능 에너지의 점유율 확대 방안의 일환으로 2030년부터 기존의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 수송 연료의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폐식용유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영국 바이오 연료 공급 업체 그린에너지 또한 7월 폐유의 바이오 연료화 위해 암스테르담의 식물성 기름 가공 공장을 인수했다.
이러한 유럽 전역의 폐식용유 확보 경쟁은 곧장 아시아 폐유 시장의 확대로 이어졌다. 아시아 폐식용유 업계의 규모는 몇 년 전 추계로 5억달러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재활용 수거 업체와 거래 업체가 급증함에 따라 시장 규모의 파악조차 힘들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아시아의 음식점이나 회수업자 모두에게 희소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유럽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아시아 전역의 폐식용유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