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칼럼] 트럼프 vs 시진핑 = 억!

기사입력 : 2018-11-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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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인 편집위원
[글로벌이코노믹 김영인 편집위원]
장수 한 사람이 공(功)을 세우려면 무려 1만 명의 피가 필요하다고 했다. 장수는 ‘역사에 남을 영웅’으로 기록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엄청난 부하가 희생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당나라 시인 조송(曹松)은 ‘기해세(己亥歲)’라는 글에서 이렇게 읊었다.

“강산이 전쟁터로 변했는데(澤國江山入戰圖)/ 백성이 어찌 느긋하게 땔나무를 마련하고 산나물을 캐겠는가(生民何計樂樵蘇)/ 그대에게 권하노니 제후에 봉해지는 일을 논하지 말라(憑君莫話封侯事)/ 장수 하나가 공을 이루면 만 사람의 뼈가 마르는 것(一將功成萬骨枯).”

조송은 ‘황소(黃巢)의 반란’이 일어났을 때 이런 걱정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당나라에서는 반란이 나면서 수많은 백성의 뼈가 마르고 있었다. 결국은 나라 자체가 기우뚱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장수 한 사람이 이처럼 많은 피를 흘리도록 만든다면, 나라의 임금이 공을 탐낼 경우에는 그 희생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수나라 양제(煬帝)의 경우, ‘역사에 남을 영웅’으로 기록되기 위해 고구려를 침략했다가 수백만의 군사를 잃기도 했다. 전쟁 뒤치다꺼리를 하는 백성의 피해는 그보다 훨씬 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아득한 옛날에도 이 정도였다. 21세기인 오늘날 야심 많은 나라의 지도자들이 ‘치적’ 또는 공을 세우기 위해 고집을 부리면 이로 인한 희생자는 아마도 ‘억’으로 헤아려야 할 것이다.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역전쟁’이 그렇다. 양보 없는 무역전쟁 과정에서 국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부터 ‘아메리카 퍼스트’를 강조했다. 그 ‘아메리카 퍼스트’를 이루기 위해서는 중국을 그대로 둘 수 없었다. 중국이 소위 ‘G1’ 경쟁상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황제’로 군림할 참이다. 공산당 당헌에 ‘시진핑 사상’까지 채택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트럼프 대통령이 ‘선전포고’를 한다고 굴복할 마음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무역전쟁’에 돌입하고 있다.

그 바람에 멍이 드는 것은 두 나라의 국민이다. ‘무역전쟁’으로 관세와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면서 상품의 수입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국민은 값싼 중국 상품의 가격이 뛰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중국 국민은 좋아하는 돼지고기마저 점점 먹기 껄끄러워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돈 없는 서민들은 더욱 타격이다. 파산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있다. 두 강대국의 싸움은 세계 경제 전체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에도 그 불똥이 튀고 있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대결이 전 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전쟁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전직 미군 장성인 벤 호지스는 지난달 열린 ‘바르샤바 안보포럼’에서 “15년 내에 중국과 전쟁 상태에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옛 소련과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의 파기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중국과 위대한 합의(great deal)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협상을 할 듯한 발언도 있었지만, ‘신(新) 냉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두 ‘스트롱 맨’은 성경 말씀 한 구절을 좀 뒤져봤으면 싶어지고 있다. 구약성서 창세기 9장 6절이다.

“다른 사람의 피를 흘리면 그 사람도 피를 흘릴 것이니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었음이니라.”


김영인 편집위원 young@

김영인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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