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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영부인 인도 방문과 허황옥(許黃玉)의 전설 그리고 전경련 허창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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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영부인 인도 방문과 허황옥(許黃玉)의 전설 그리고 전경련 허창수 회장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이 화제다.  영부인이 대통령 없이 혼자서 해외 방문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휘호 여사가 미국을 공식 방문한 것이 유일한 기록이다. 필자=김대호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이 화제다. 영부인이 대통령 없이 혼자서 해외 방문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휘호 여사가 미국을 공식 방문한 것이 유일한 기록이다. 필자=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영부인의 인도 방문이 화제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를 방문하고 있다.
영부인이 대통령 없이 혼자서 해외 방문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휘호 여사가 미국을 공식 방문한 것이 유일한 기록이다.

이번 김정숙 여사의 인도방문은 현직 대통령의 부인으로서는 16년 만에 단독 외국 방문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김정숙 여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을 받아 3박 4일간 인도를 방문하고 있다. 첫 도착지인 인도 뉴델리 팔람 군 비행장에는 신봉길 주 인도대사와 카우르 바달 인도 식품산업부 장관 등이 나와 영접을 했다.

김정숙 여사는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를 면담한 뒤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의 부인 초청 오찬에 참석한다.

6일에는 아요디아에서 열리는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에 참석해 기념비에 헌화한 뒤 디왈리 축제 개막식과 점등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허황후 기념공원 착공식 참석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이다. 인도 모디 총리는 인도의 대표적인 축제인 디왈리 축제를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과 함께 치름으로써 양국 협력과 역사를 기념하는 축제로 삼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청와대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여기서 말하는 허황후는 삼국시대 이전 김해 일대에 존재했던 가락국의 첫 왕비를 말한다. 본명은 허황옥(許黃玉)으로 전승되고 있다. 서기 32년 인도에서 태어나 189년까지 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락국의 초대 왕인 김 수로왕의 부인으로 허황후 또는 보주태후라고도 한다. 인도 야유타국 즉 월지국의 공주로 서기 48년 오빠 장유화상 및 수행원들과 배를 타고 가락국에 와서 왕후가 되었다. 결혼 후 거등 왕을 비롯해 아들 10명을 낳았다.

이 허황후가 김해 김씨(金海 金氏)와 김해 허씨(金海 許氏)의 시조모이다. 김수로왕과 허황후 사이에서 태어난 10아들 중 맏아들인 거등(居登)으로 하여금 김해김씨로 가락국 왕통을 잇게 했다. 일곱 아들은 불가에 귀의했다. 이들은 하동칠불(河東七佛)로 성불했다.

나머지 두 아들에게는 허 씨 성을 쓰게 했다. 모계인 허황후의 성씨를 잇게 한 것이다. 오늘날 김해 허 씨가 바로 허황후의 후손이다. 전경련 회장으로 있는 허창수 GS 회장이 바로 김해허씨이다. 5공화국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권력실세였던 허삼수 허화평 등도 김해허씨다.

이러한 기록들은 삼국유사에 나온다. 삼국유사는 가락국기(駕洛國記) 편에서 허황옥 스토리를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 기록에 따르면 허황옥은 본래 아유타국(阿踰陁國)의 공주로 그 아버지 부왕과 왕후의 꿈에 상제가 나타나 공주를 가락국 수로왕의 배필이 되게 한 것으로 되어있다. 공주는 많은 종자를 거느리고 김해 남쪽 해안에 이르렀다. 수로왕은 유천간(留天干), 신귀간(神鬼干) 등 신하들을 보내어 맞으며 허황옥을 맞아 황후로 봉했다. 서기 188년 15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가락국 구지봉(龜旨峰) 동북쪽 언덕에 장사지냈다. 경상남도 김해시 구산동(龜山洞)의 고분이 허황후의 능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국유사는 고려시대 승려였던 승 일연(一然)이 지은 것이다. 정확한 연대는 고려 충렬왕 7년 그러니까 서기 1281년에 나왔다.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가 정사로 인정받는데 반해 삼국유사는 야사로 평가받고 있다. 원판은 전하지 않으며 복사본만 남아 있다. 조선 초기의 간행본과 중종 대 임신본이 국보 제306호와 제306-2호로 지정되어 있다.

삼국유사에는 삼국과 가락국의 흥망·신화·전설·신앙 등이 담겨 있다. 지은이가 승려이다 보니 불교의 관점이 주류를 이룬다. 불교에 관한 기록, 고승들에 대한 설화, 밀교 승려들에 대한 행적, 고승들의 행정, 효행을 남긴 불가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모든 설화는 삼국 시대의 것이지만 시중에 떠돌던 이야기가 고려 시대에 와서 문자로 정착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설화문학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제왕운기와 함께 단군신화를 전하는 두 권의 책이다.

학계에서는 허황후 스토리를 조작된 이야기로 보는 시각이 압도적이다. 승려였던 승 일연이 불교발상지인 인도로부터 하황옥 왕비가 왔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불교의 역사적 정통성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영국의 공중파 방송인 BBC도 이날 허왕후 이야기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허왕후가 서기 48년 16세의 나이에 인도에서 바닷길을 건너가 가야국 김수로왕과 결혼했다는 내용을 내보냈다. 꿈에 신의 계시를 받은 아유타국의 왕이 허왕후를 한국의 김해 지역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그 아유타국이 음성학적 유사성을 고려할 대 인도의 아요디아를 말한다는 주장도 소개했다.

BBC는 특히 김수로왕에 대해서는 김해 김 씨의 시조로 그의 후손이 한국에 600만 명 이상이라고 언급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도 김해 김씨라고 소개했다.

BBC는 그러나 허왕후 이야기가 워낙 오래 전 스토리로 신화로 받아들여질 뿐 학계에서는 '역사로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불교가 국교였던 고려시대에 김수로의 탄생 신화를 더욱 극적으로 꾸미기 위해 허왕후 이야기에 인도를 의미하는 아유타국을 집어넣었다는 지적이다.

허황후 스토리가 진짜냐 가짜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허황후 스토리가 삼국유사에 등장한다는 것은 한국과 인도가 오래전부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방증이다. 설화이든, 실화이든 허황후를 통해 맺은 인도와 한국의 귀한 인연을 소중하게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


김대호 소장 /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