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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한아름 기자] BCG경피용백신 '비소' 검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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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한아름 기자] BCG경피용백신 '비소' 검출 논란

[글로벌이코노믹 한아름 기자] "우리 아가에게 돈 주고 독극물을 찔러 넣었다", "부모를 죄인으로 만든 나라, 앞으로 어떻게 믿고 애 키우나요"

최근 유아용 결핵백신(경피용건조BCG백신)에 기준치를 웃도는 비소가 검출되면서 놀란 부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보건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당 백신 접종자의 구제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청원에 2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하면서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물론 비소는 독성이 강한 대표적인 중금속이다.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1급 발암물질로, 장기간 많이 노출되면 혈관 손상·암 뿐 아니라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엄격한 품질관리로 자명한 일본 후생성이 현지에서조차 리콜하지 않았으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관리 당국과 전문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상에서는 비소의 위험성에 대해서만 회자하고 있다. 이에 기자의 우려 사항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기자가 식약처 관계자를 비롯해 가정의학과·화학과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해당 문제에 취재한 결과, 모두 "걱정할 필요 없다. 건강상에 미치는 불이익은 없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비소로 인한 치사량은 1kg당 14.6mg"이라며 "백신에서 검출된 비소량은 0.039㎍으로, 특별한 문제 없이 체외로 빠져나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도 안전성 논란에 선을 그었다.
이덕환 교수는 "비소가 독성이 강한 중금속인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이 문제의 중요한 요소는 비소 검출량"이라며 "일생에 한 번 맞는 백신일뿐더러 해당 백신에서 검출된 비소량은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미 식약처의 보도자료가 배포된 시점부터 현재까지도 자극적인 기사와 비소 위험성에 대한 얘기가 인터넷상에 도배되고 있다. 영유아를 둔 소비자들에 혼란만 가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관리 당국과 전문가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물론 비소가 기준치 이상 들어간 결핵백신이 국내 유통된 점에 대해서는 질타받아야 한다. 그러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더욱 불안감만 조성하는 셈이 된다.

이는 객관적인 정보에 기반한 합리적인 판단을 방해하는 처사에 불과하다.


한아름 기자 arha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