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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소득 격차 '최악'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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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소득 격차 '최악'으로 확대

부유층 소득은 8.8% 증가, 빈곤층은 7%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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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빈곤층의 소득은 감소한 반면, 부유층은 크게 늘어 소득 격차가 사상 최악으로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3분기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명목 소득은 474만79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실질 기준 3%) 늘었다.
이는 지난 2014년 1분기의 5% 이후 4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부유층의 소득 증가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인 5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973만5700원으로 8.8%나 증가했다. 평균 증가율의 거의 갑절로 늘어난 것이다. 5분위 가구의 소득은 2016년 1분기부터 계속 늘어났다.

그 다음 계층인 4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69만1100원으로 5.8%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12년 1분기의 8.1%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은 131만7600원으로 7%가 줄었다. 1분기 8%, 2분기 7.6% 줄어든 데 이어 3분기에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2.6%나 감소했다.

2분위 가구의 소득도 284만3000원으로 0.5%가 감소했다. 2분위 가구 소득 역시 3개 분기 연속 줄었다.
중간 계층인 3분위 가구는 414만8000원으로 2.1% 늘었지만, 평균을 밑돌았다.

이에 따라 소득 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3분기에 5.52배를 나타내 작년 3분기의 5.18배보다 0.34배 높아졌다. 이 배율은 높아질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졌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는 2003년 통계를 작성한 후 최고였던 2007년 3분기의 5.52배와 같은 수치로, 빈부격차가 최악으로 악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고용 상황도 격차를 보였다.

1분위의 가구당 취업 인원수는 지난해 3분기 0.83명에서 올 3분기에는 0.69명으로 16.8% 급감했다. 반대로 5분위의 경우는 2.00명에서 2.07명으로 3.4%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빈부격차가 심해진 반면, 세금 부담 등은 크게 늘어났다.

조세, 공적연금, 사회보험, 이자 등 가계가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돈을 포괄하는 비소비지출은 작년 3분기보다 23.3%나 늘어난 월평균 106만5000원에 달했다. 비소비지출이 한 달에 1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비소비지출이 이처럼 늘어나면서, 정부는 올해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20조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하고 쓸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은 불과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정선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