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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경제다" (It is the economy, stupid) 아버지 부시와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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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경제다" (It is the economy, stupid) 아버지 부시와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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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부시와 문재인 대통령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아버지 부시와 문재인 대통령

미국의 41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장례식이 엄수됐다.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George Herbert Walker Bush) 1989년 부터 1993년까지 미국의 제41대 대통령으로 재직했다.

1992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했으나 무명이나 다름없던 빌 클린턴에게 의외의 역전패를 당해 단임으로 물러났다.

대선 선거전 초반 부시의 지지율은 고공 행진을 했다. 한때 지지율이 90%로 치솟기도 했다.

그 높은 지지율의 배경은 외교였다.

부시 대통령은 걸프 전쟁의 영웅이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략했을 때 이른바 사막의 폭풍 작전으로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부시대통령은 이 전쟁에 43만 명의 대군을 파병했다. 전세계 33개국으로부터 12만 명의 다국적군까지 유도해 대승을 거두었다.

중동 전쟁 역사상 전례없던 완벽한 승리였다.

부시 대통령은 소련과의 관계에서도 외교적 역량을 발휘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함께 냉전을 사실상 끝내는 동서 화합의 시대를 열었다.

특히 유명한 것이 1989년 12월 미·소 정상회담이다.

이 회담을 통해 40여 년에 걸친 냉전을 공식 종식시킨 것이다.

조지 부시의 이같은 외교에 힘입어 거대 공산 제국' 소비에트 연방공화국 즉 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의 시대가 열렸다.

독일 통일과 동유럽의 자유화도 부시 외교의 산물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조지 부시의 인기를 하늘을 찔렀다.

1992년 대선 중반전 까지만 해도 부시의 승리를 확실해 보였다.

부시가 압도하던 미국의 대선 선거판을 뒤흔든 것은 도전자 빌 클린턴이 내민 한마디의 말이었다.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는 대선 막판에 "It is the economy, stupid"라는 슬로건을 꺼냈다.

우리 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문제는 경제다, 이 바보야" 쯤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와 만성적인 재정 적자을 꼬집으면서 부시의 경제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경제가 어렵던 상황이었던 만큼 이 슬로건은 대박을 쳤다.

결국 클린턴는 막판에 역전승을 거두었다.

"문제는 경제다, 이 바보야"라는 이 슬로건은 클린턴 캠프에서 활약하던 제임스 카빌이 고안한 것이다.

제임스 카빌은 당시 선거에 3가지의 슬로건을 제시했다.

그중 하나가 "문제는 경제다, 이 바보야" 즉 The economy, stupid였다.

3가지 슬로건에는 The economy, stupid외에도 Change vs. more of the same 와 Don't forget health care도 들어 있었다.

Change vs. more of the same란 바꿀 것이냐 아니면 놔둘 것이냐로 번역할 수 있다.

Don't forget health care 즉 의료 복지는 절대 까먹지 말자는 뜻이다.

이 3가지 중에서 The economy, stupid가 공전의 히트를 쳤다.

클린턴 측은 대선 막판에 The economy, stupid에 올인 했다.

결과는 클린턴의 승리였다.

It is the economy, stupid 라는 이 말 한마디가 지지율 90%의 외교대통령 부시를 무너뜨린 것이다.

조지 부시 시대를 풍미했던 이 말은 이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선거판에 영향을 주어 왔다.

"문제는 경제다, 이 바보야'는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도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한때 80%대로 치솟았다.

외교 중재자로 북한과 미국의 대화로 이끌어내면서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했다.

그러던 지지율이 9주 연속 하락하면서 50%아래로 떨어졌다. 40%대 후반도 집권 3년차 시기의 지지율로서는 여전히 높은 것이지만 기세가 한풀 걱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한 요인으로는 주로 경제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경기침체와 일자리 감축 등이 이어지면서 지지세력이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소련화의 탈냉전 외교에 성공하면서 90%까지 치솟았다가 경제 실정에 휘말려 그 지지율을 많이 까먹은 부시대통령과 닮아 있다.

바로 이런 점에서 야당이 문재인 대통령과 문 정부를 향해 "문제는 경제다, 이 바보야"라는 말을 꺼내고 있다.


김대호 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