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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베트남 자동차 시장, 韓·日·베트남 브랜드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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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베트남 자동차 시장, 韓·日·베트남 브랜드 '3파전'

도요타·마쓰다 vs 현대·기아 양분 …빈그룹, 빈패스트 통해 차 양산 돌입

빈패스트는 40%에 가까운 파격적인 할인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빈패스트는 40%에 가까운 파격적인 할인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베트남 자동차 시장이 '한국-일본-베트남' 브랜드가 경쟁하는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수입차의 대표 브랜드인 도요타, 혼다, 마쓰다 등 일본 자동차와 베트남 현지 합작 조립차의 대표 주자인 한국의 현대기아차가 양분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베트남의 삼성'이라 불리는 빈그룹이 자회사인 빈패스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자동차 양산에 들어갔다.

빈그룹은 국내 첫 자체생산 차량이라는 기치를 내건 '애국마케팅'으로 베트남 정부와 국민의 든든한 지원 아래 일본의 고급 자동차 시장과 현대기아차가 점유한 경차 시장을 동시에 겨냥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 빈, 고급차 시장서 소비자 만족시킬까

지난달 13일 베트남자동차제조업협회(VAMA)에 따르면 10월 수입된 완성차는 약 1만1300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약 46% 증가한 수치다.

베트남 세관총국에 따르면 10월에 약 2억9500만 달러 상당의 차량 1만4261대를 수입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54% 증가했다.

베트남은 주문예약판매가 많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하면 수입 차량의 약 80%가 판매된 셈이다. 이렇게 수입된 차량의 75%가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온 차량들이다. 대부분 일본 자동차들의 현지 생산공장에서 베트남으로 수출됐다. 나머지는 일본, 중국, 미국, 유럽 등에서 수입됐다.
베트남의 경제성장과 젊은 세대의 수요증가, 올해부터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들어오는 수입차에 대한 관세 철폐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수입차 시장은 성장일로에 있다.

이 시장에 빈패스트는 자체브랜드인 럭스(LUX) 세단과 SUV를 선보였다. 처음에 예상했던 파격적인 가격은 아니었다.

럭스 SA2.0(SUV)은 18억1800만동(약 8799만원), 럭스 A2.0(세단)은 13억6600만동(약 6611만원)으로 판매가가 책정됐다.

하지만 이탈리아 피냔파리냐 스튜디오의 디자인에, 부품은 BMW 등과 동일하지만, 다른 수입브랜드와 달리 생산공장을 베트남 현지에 가지고 있어 낮은 가격으로 부품공급이 가능하고 차량정비 서비스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빈패스트는 초반 프로모션을 통해 40%에 가까운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벌이며 강력한 판촉활동에 나서고 있다.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빈그룹의 백화점 브랜드인 빈컴센터 1층 중앙매장에 전시장을 열고 연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호응도 뜨겁다. 자체 생산 차량에 대한 베트남 국민들의 '애정'이 각별하기 때문이다. 하노이와 호찌민 등 대도시에서 판매에 나선 지 이틀 만에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전 구매했다.

하노이에서 처음으로 SUV를 구입한 물류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돈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인 자부심"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빈패스트는 파딜을 통해 현대차가 주도하는 경차시장에 도전한다.이미지 확대보기
빈패스트는 파딜을 통해 현대차가 주도하는 경차시장에 도전한다.

◼갈 길 바쁜 현대, 파딜 공세 이길까

현대차의 사정은 다급해졌다.

VAMA에 따르면 베트남의 국내 조립자동차는 10월 기준으로 전월대비 약 2% 증가한 1만7599대 판매에 그쳤다. 가장 많이 판매한 브랜드는 도요타 8426대, 혼다 3475대, 마쓰다 2920대, 기아 2657대순으로 나타났다.

현대 탄콩은 6510대로 도요타 다음으로 판매량이 많았지만 VAMA회원사가 아니어서 판매량에서는 순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베트남 국내 조립차는 현대 탄콩이 그랜드 i10과 아반떼 등을 통해 경차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빈패스트는 럭스 세단과 SUV를 공개하면서 그동안 비밀에 붙여왔던 소형차량인 '파딜(Fadil)'도 동시에 선보였다.

그러면서 정확하게 '현대의 그랜드 i10'과 스파크를 겨냥한 차량임을 밝혔다.

빈패스트 관계자는 "아랍어인 파딜은 위대하고, 관대하며 창조적이며 근대적인 것을 뜻한다"며 "소형차의 모든 뛰어난 기능을 포함했다. 젊고 역동적이며 편리한 파딜은 베트남의 교통 상황에 매우 적합하며 가족단위의 고객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의 입장에선 특별한 경쟁상대가 없던 경차시장에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난 셈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1월 "일본차가 동남아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차별화된 전략이 있다면 시장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그동안 고급 브랜드보다는 경차시장에 집중해 점유율을 높여왔던 현대차 입장에선 자국 브랜드인데다 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의 기술로 무장한 빈패스트 파딜의 등장은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베트남 내 CKD(반조립제품)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현 6만대 수준에서 10만대로 높이고 동남아 수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또 탄콩그룹을 통해 꽝닌성 공업단지에 전기자동차 생산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빈패스트 역시 동남아는 물론 동북아시아와 유럽으로 수출계획을 준비 중인데다 내년부터 전기차 양산에 나설 예정이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