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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O2020 앞두고 정유업계 ‘저유황시대’ 대비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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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O2020 앞두고 정유업계 ‘저유황시대’ 대비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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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윤수민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국제해사기구(IMO)가 오는 2020년 1월부터 선박 황산화물 규제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친 가운데 국내 정유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현대오일뱅크)도 ‘저유황시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쓰오일(S-Oil)은 총 4조8000억원을 투자해 기름을 정제하고 남은 잔사유를 프로필렌, 휘발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잔사유고도화시설(RUC)과 여기서 나온 원료로 폴리프로필렌(PP) 및 산화프로필렌(PO) 등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를 건설했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은 올해 4분기 중 100% 상업가동을 실시하면 연간 8000억원대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 남구에 있는 SK울산콤플렉스에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조성 중이다. VRDS는 자회사 SK에너지가 운영하며 총 1조원을 투자해 2020년 4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한다. VRDS는 고유황 연료인 감압 잔사유를 탈황반응을 통해 경질유 와 저유황유로 바꾸는 생산 설비다. SK이노베이션은 상업가동 후 연간 2000억~3000억원의 순익이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GS칼텍스는 이미 하루 27만4000만 배럴 규모의 고도화 설비를 갖춰 고유황 중질유를 휘발유, 경유 등 경질유로 바꾸고 있다. 이를 통해 GS칼텍스는 오는 2020년까지 저유황 선박용 연료유 공급량도 늘릴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부터 대산공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8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저유황유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미 2400억원이 투자된 아스팔텐 제거공정(SDA)은 지난 8월 완공했다.

정유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 1월부터 실시하기로 한 환경규제 때문이다.

IMO는 2020년 1월1일부터 회원국 선박에서 발생하는 황함유량 기준치를 기존 350ppm에서 50ppm으로 대폭 낮출 계획이다. 새로운 환경 규제가 시작되면 벙커C유와 같은 고유황유 제품은 선박연료로 사용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적용되기 전까지 고유황을 포함한 기존 선박연료 수요는 꾸준히 감소해 수익이 악화되지만 50ppm 이하 저유황 연료유(경유)의 수익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며 “(정유사들은) 잔사유를 판매할 수 있던 선박유 시장이 사라지기 전에 설비를 구축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