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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의 창] 靑,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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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의 창] 靑,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文 대통령 공직 관리체계 강화 및 특감반 개선 방안 마련 지시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예상대로다. 뉴질랜드 방문을 마치고 4일 밤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일단 수습책을 내놓았다. 한마디로 알맹이가 없다. 청와대 공직 관리체계 강화 및 특감반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는 게 전부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다. 아니 당연히 해야 할 대목이다. 국민들은 그것을 원치 않았다. 관계자에 대한 책임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했다. 오히려 조국에게 더 힘을 얹어 주었다.

문 대통령의 현실 인식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해서 수습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하든 정국은 굴러갈 것이다. 국민들 눈에는 오기로 비친다. 국민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 어느 순간 국민들이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 민심을 따르는 게 순리다. 문 대통령은 귀국 즉시 특감반 사태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른바 '특감반' 사건에 대한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채로 특감반을 운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의 갑질은 이미 보도된 바 있다. 어떤 공무원이든지 청와대를 팔면 꼼짝 못한다. 그것을 철저히 이용했다고 할 수 있다.


5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어제 귀국 직후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으로부터 특감반 사건의 진행경과와 앞으로의 개선 방안에 대해 보고받았다"면서 "청와대 안팎의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특감반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임종석-조국 라인은 그대로 안고 가겠다는 얘기다.

대검 감찰본부의 조사결과가 나오면 거기에 따른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생각이다. 조국 수석 등 상급자의 책임은 묻지 않고 행위당사자만 처벌하겠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말한다. 이렇게 하면 대통령의 령(令)도 서지 않는다. 대통령은 추상같아야 한다. 임종석과 조국이 이쁘다하더라도 내치는 게 옳다. 그래야 청와대 비서실은 물론 전공직자가 자세를 가다듬는다. 걸리면 말고 식이 되면 안 된다.

국민은 문 대통령의 조치가 마땅치 않더라도 대응할 방법이 없다. 야당이 대신 싸워주어야 한다. 적어도 조국의 경질은 관철시키는 게 옳다. 묵과할 수 없는 잘못이 있는데도 그대로 간다는 것은 안될 일이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이 같은 일은 없었다. 아랫 사람이 잘못하면 윗 사람이 반드시 책임을 졌다. 문재인 정부는 무책임 정부로 달려가려고 그러는가.

대통령의 오기 정치는 더 큰 불행을 가져올 수 있다. 임종석이나 조국을 대신할 만한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왜 둘을 감싸고 가려고 하는가. 정(情)의 정치는 안 된다. 지금 우리나라가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안팎으로 굉장히 어렵다. 이런 문제를 갖고 힘을 빼면 곤란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결단을 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건대 임종석·조국 경질이 답이자 순리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