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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평] 국익(國益)과 국안(國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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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평] 국익(國益)과 국안(國安)

김용남(한국HR협회 HR칼럼니스트)
김용남(한국HR협회 HR칼럼니스트)
한 국가가 영존하기 위해서는 국민과 영토, 주권의 3요소를 지속적으로 유지발전 시켜야 하지만 그다지 만만한 일은 아니다. 우리는 이미 조선말기에 국가가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나머지 국민과 영토는 있었으되 주권을 송두리째 강탈당한 뼈아픈 과오를 경험한 민족이다. 당시의 사회상에서 나라가 망한 그 근본원인을 들추어 보면 여러 요인들을 말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당시의 기득권을 가진 국가지도급 인사들이 국익(national interest)의 관점보다는 당파적 또는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처신한 탓이다.

중앙이나 지방을 불문하고 탐관오리들은 백성들에 대한 수탈을 일상으로 삼으니 그런 나라가 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당시 사회지도층은 무능하고 부패했으며 백성들은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죽기는 매일반이라는 심정이었으니 어찌 나라꼴이 유지될 수 있었겠는가. 그런 사회상 속에서 어떻게 국민들의 자발적 희생이 이루어질 수 있었겠는가. 광복 이후에도 우리 사회 도처에서 일제의 잔재로 인한 아픈 역사의 치유를 아직도 외쳐대고 있다.
또한 오늘날에도 세계도처에는 국가가 전쟁에 의하거나 지도층의 부정과 무능, 반란과 분쟁, 외세 또는 국가부도로 인해 멸망하는 지경에 이르는 현상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그런 나라의 백성들은 국가의 온전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아프리카, 지중해, 중남미 등지에서 난민의 신세로 전락하여 정처 없이 떠돌며 살아갈 길을 찾느라 애가 끓고 있다.

한국의 지정학적 관점에서 볼 때 한반도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가운데 강대국들의 패권추구는 지속되고 있다. 남북간의 대립적 상황은 나라발전의 가장 큰 장애요인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불과 1년 전만하더라도 북한은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ICBM급 미사일을 쏘아대며 미국을 위협했다. 미국은 이런 북한에 대해 선제공격을 강행할 것이라는 설이 난무한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상황은 매우 긴박하고 복잡한 상황이었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이러한 지정학적 여건을 극복하기 위하여 굳건한 한미동맹의 기반 하에서 남북문제와 주변국과의 관계를 평화적으로 잘 해결하고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동안 북핵문제 등으로 첨예한 대결의 구도를 견지해 오던 남북이 3차례의 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을 개최해 온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에 상호합의했다. ‘9·19 남북군사합의서’에 서명하여 그 후속적인 협의를 통해 동서해 완충수역을 설정, 접적지역 공중 적대행위 중단, DMZ내 GP 단계적 철수, 한강하구 공동이용 수역 조사와 더불어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등 평화적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역사적 변혁을 차분하게 진행해 가고 있다. 국가안보의 측면에서도 '국방개혁2.0'을 주도면밀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한미관계의 신뢰를 바탕으로 특히 군사주권이라 할 작전통제권의 환수를 위해 SCM 등의 협의기구를 활용하여 논의 중에 있다. 이러한 정책의 추진과정에는 UN 등 국제기구와 미국 등 주변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국내외 소식통은 전하고 있다.

이제 한반도에서 평화의 길로 접어든 열차는 멈출 수 없다. 철마는 다시 달려야 하며, 또다시 남북간의 전쟁을 상정한 긴장과 대결의 길로 되돌아가게 하는 우를 범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상황은 이제 우리 한국의 국력과 국민의식의 수준에서 볼 때 너무나 진부하고 고루한 이야기로 들릴 것이며, 우리 후손들에게 더 이상 골치 아픈 조국의 현실을 유산으로 물려줄 수는 없는 것이다. 튼튼한 안보, 강한 국방을 토대로 평화의 길로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 평화는 곧 우리 한국국민의 경제와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에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유달리 아쉬운 점은 국내 일부 과거 세력들이 그동안 냉전과 대결의 구도 속에서 자신들이 잘 누려왔던 기득권 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가짜 뉴스를 설파하면서 평화체제가 다가오는 것에 대한 저항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있어서 안타깝다는 것이다. 그것은 시대만 달라졌을 뿐 위에서 언급한 과거 조선말의 그들이랑 유사한 면이 있어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 산업혁명의 여파로 물밀 듯이 밀려드는 서구문명에 적응하기 위한 몸부림보다는 자신들이 누려온 양반위주의 봉건사회가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 했다. 상투를 자르지 않거나 양복으로 갈아입지 않겠다고 악을 바락바락 쓰면서 버티려다가 나라가 송두리째 겁탈 당하는 결과를 초래한 과거 그들의 행실과 오버랩되는 현상은 나만의 망상이길 바란다.

이제 우리는 나라와 개인에게 과거의 낡은 옷을 갈아 입혀야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와 특권층만이 아닌 보편적 국민생활의 굳건한 터전을 이루어야 한다. 국가지도층이 도덕적 신뢰를 바탕으로 올바른 국가정책을 이끌어야 한다. 국민들이 화합하는 가운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면서 나의 작은 희생과 헌신이 나라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공익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스스로 성취감이 느껴지는 나라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애국심이 발현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용남(한국HR협회 HR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