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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화면비 높여라...물고 물린 노치폰 vs 피어싱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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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화면비 높여라...물고 물린 노치폰 vs 피어싱폰

애플 아이폰X에서 삼성 갤럭시 A8S폰 출시까지...디자인 트렌드 선도
삼성, 세계 첫 전략중가 피어싱폰 중국출시로 트렌드 선도 시동
애플 피어싱폰 특허출원...삼성도 인도시장도 노치폰 양산 개시

삼성전자가 10일 베이징에서 피어싱기술을 적용한 전략 중가폰 갤럭시A8를 발표하고 예약을 받고 있다. (사진=삼성중국법인)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10일 베이징에서 피어싱기술을 적용한 전략 중가폰 갤럭시A8를 발표하고 예약을 받고 있다. (사진=삼성중국법인)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이젠 적과 아군의 디자인 구별이 없다. 단말기 몸체 대비 화면크기 비율(화면비, screen to body ratio)만 높일 수 있다면 적군의 디자인도 과감히 수용한다.

애플이 지난해 이른바 노치(notch)디자인을 적용한 아이폰X(텐)을 내놓자 전세계 수많은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따라 이를 무차별 수용하는 양상을 낳았다. 노치폰은 화면 윗부분의 작은 면적(노치)에 카메라 등 각종 센서를 집약해 넣은 스마트폰이다. 이전까지 디스플레이 상단의 넓은 면적은 노치 면적으로 줄어 들었다. 그 결과 스마트폰 화면비는 크게 향상됐다. 애플은 지난해 9월 노치디자인을 사용한 아이폰X(텐)을 처음 공개함으로써 아이폰 몸체크기 대비 화면크기 비율(화면비, screen to bosy ratio)을 아이폰8플러스의 68%대에서 82.9%대로 크게 향상시켰다.

◇노치폰의 등장


지난 아이폰X이 등장하면서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애플이 지난해 가을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아이폰X을 내놓자 이 이상한 디자인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안드로이드어쏘리티 같은 매체는 “누가 노치폰을 갖는가? 누가 원하기라도 하겠는가?”라고 질타했다. 아이폰X은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영어 이니셜 M자와 닮았다고 해 ‘M’폰, 또는 경멸적으로 탈모폰으로 불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iOS폰진영과 안드로이드폰 양대 진영으로 나뉜 세계 스마트폰 업계는 앞다퉈 노치디자인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비난과 혹평속의 아이폰X은 지난해 판매부진설 속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아이폰의 지난해 4분기실적을 견인했다. 노치폰의 진가가 나타나는 듯 했다. 심지어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로 등극한 화웨이가 지난 10월 선보인 최신 주력폰 메이트20프로나 LG전자의 V40도 노치디자인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비보, 노치폰에 대한 반란을 꾀하다

지난 2월 MWC에 등장한 비보의 아펙스폰. 팝업카메라를 사용해 화면비를 줄였다. (사진=유튜브)
지난 2월 MWC에 등장한 비보의 아펙스폰. 팝업카메라를 사용해 화면비를 줄였다. (사진=유튜브)


그러나 모두가 이 노치 디자인을 수용한 것은 아니다. 아무리 화면비가 높아도 노치가 자연스런 화면 일부를 가린다는 점 때문이다. 이를 사용하지 않고도 큰 화면비를 확보하는 방법에 대한 노력이 일부에서 진행돼 왔다.대표작은 중국 비보가 지난 2월말 스페인 모바일월드 콩그레스(MWC)2018에서 소개한 6인치 대화면 컨셉 OLED 스마트폰 ‘아펙스 풀뷰 컨셉폰(APEX FullView Concept Phone)’이었다. 카메라를 팝업방식으로 단말기 위로 튀어나오게 했는가 하면 지문센서를 전면 디스플레이 아래에 넣었다. GSM아레나에 따르면 이 단말기는 90% 이상의 화면비를 실현했다. 하지만 팝업은 스마트폰에서 그리 스마트한 방식처럼 보이지 않았다.

◇샤오미, 변형 슬라이더폰으로 화면비 높이다

이런 가운데 나온 또다른 시도가 샤오미의 슬라이더폰 미믹스3다. 단말기를 전후면 두 개로 구성한 슬라이드 방식이다. 촬영시에는 전면 카메라를 아래로 밀어 뒷면 맨위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85%의 화면비를 실현했다. 하지만 단일 화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맛이 떨어진다. 스마트폰같은 느낌에서 좀 멀어져 보인다.

◇삼성전자의 사전에 노치는 없다?

지난달 말 폰아레나는 삼성전자 갤럭시M2가 이 회사 최초의 노치폰이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기즈모차이나는 삼성이 이 형태의 단말기를 이달부터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사진=폰아레나)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말 폰아레나는 삼성전자 갤럭시M2가 이 회사 최초의 노치폰이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기즈모차이나는 삼성이 이 형태의 단말기를 이달부터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사진=폰아레나)
세계 스마트폰 1위 삼성전자는 이같은 움직임에 미동도 않는 듯 보였다. 그러나 삼성전자조차도 신흥 개도국에서 인기몰이 중인 최고 가성비의 중저가 보급폰 형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듯하다. 91모바일 같은 매체는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이달초부터 노치폰 양산에 들어갔다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적어도 주력폰, 그리고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발표한 최신 중가폰 갤럭시A8S에서 세계최초로 ‘홀인디스플레이(hole in display)’를 적용한 이른바 피어싱폰(piercing phone)을 내놓았다. 화면비는 84.7%로 추정되고 있다. 17일 피어싱폰 발표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진 화웨이도 역시 같은 방식의 ‘노바4’라는 모델로 삼성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흥미롭게도 노치폰의 원조인 애플이 최근 미국특허청에 피어싱폰 특허에 대해 지난달 8일자로 특허출원했고 화웨이도 지난달 11일 피어싱폰의 미국특허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세계 스마트폰업계가 화면비를 줄이기 위해 물고물리는 디자인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갤럭시A8가 노치폰 시대를 끝내고 피어싱폰시대를 열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