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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이재명 내칠까, 안고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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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이재명 내칠까, 안고 갈까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금명간 이재명 징계 여부 결정할 듯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이재명 경기지사가 11일 선거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부인 김혜경씨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지사는 앞으로 열릴 재판에서 무죄 투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에서 이 지사를 어떻게 할지도 관심사다. 출당 요구 목소리도 높다. 최소한 탈당을 권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날 오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렸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다. 그만큼 뜨거운 감자라는 얘기다.

이재명은 끝까지 당을 떠나지 않겠다고 한다. 그것이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자진 탈당 등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기자회견을 통해 그 입장을 분명히 나타냈다. 자기를 밀어내지 말고 함께 입당하자는 말도 했다. 당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셈이다. 대법원 판결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의 분위기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선 친문 성향의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정리하고 가야 한다고 압박한다. 이해찬 대표도 고민거리가 생겼다. 그동안 출당 등을 요구할 때마다 검찰 기소 때까지 기다려 보자고 했다. 이제 검찰이 그를 기소한 만큼 어떤 결단이든지 내려야 한다. 이재명을 내칠 수도, 안을 수도 없는 처지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검찰이 이 지사를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 직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지사 징계 건을 논의했다. 회의는 사안의 중대함을 고려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지도부는 두 시간 가까이 논의했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최고위 소집으로 부처별 내년도 예산 업무보고 일정이 잡혀 있던 홍영표 원내대표와 지역구에 머물던 설훈ㆍ김해영 최고위원은 참석하지 못 했다.

이해찬 대표는 ‘정무적인 판단이 내려지느냐’, ‘(최고위원들 간) 이견은 없었느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도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홍 원내대표를 비롯해 두 최고위원이 불참했다”면서 “내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견을 마저 듣고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최고위원들 생각도 각각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여론을 고려해 ‘탈당 권고’ 같은 중징계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입장에선 친문 성향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직 법정 공방이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징계를 논의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앞서 이 대표는 이 지사 문제에 대해 “정무적인 판단을 내리기 이르다”고 일축한 바 있다.

이재명도 여러 가지 유불리를 따질 것으로 본다. 만약 당에서 탈당 권고라도 하면 안 받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출당을 추진할 게 뻔하다. 내가 이재명이라면 자진 탈당 후 복당 수순을 밟을 것 같다. 그럼 더 떳떳하지 않겠는가. 당을 물고 늘어진다고 득될 게 있겠는가. 그 판단은 자유지만.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