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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로' 실시 앞두고 정유화학업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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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로' 실시 앞두고 정유화학업계 '빨간불'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계도기간(처벌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정유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의무화되면서 가뜩이나 일손이 모자라는 판국에 내년에 예정된 대규모 정기보수 일정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LG화학 등 정유화학업계는 내년 대규모 정기보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최소 3개월 이상 소요되는 정기보수를 앞두고 이들 업체는 주52시간 근무 도입에 따른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은 각 공장별로 내년 3월부터 11월까지 순차적으로 정기보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주 52시간 후폭풍을 감안해 울산공장 대보수를 일찌감치 마쳐 이번 정기보수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11월 여수NCC 대보수 작업을 끝내 한 숨 돌린 LG화학은 내년 1분기에는 내 대산공장에 대한 정기보수에 착수할 예정이다. 대산공장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가스크래커 정기보수가 이뤄지면 스타이렌모노머(SM)탱크, 비닐클로라이드모노머(VCM)구역 등 대다수 설비들이 가동을 멈춘다.

GS칼텍스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내년 상반기 중 정기보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은 현재 정기보수 대상 공장 일정을 저울질하고 있다. SK케미칼은 내년 정기보수 일정을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정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기업들이 주52시간 근무 도입을 앞두고 정기보수를 서둘렀지만 주 52시간 도입 이후에 대해선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특히 정기보수처럼 집중적으로 근무를 해야 하는 업무에 대한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SK케미칼 관계자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나와야 구체적 대안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유화학업계의 정기보수는 보통 3~4년 주기로 실시된다. 공장이 정기보수 기간 동안 말 그대로 ‘스톱’되는 것이기 때문에 매출 등 실적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주 52시간 시행으로 정기보수 기간이 늘어나면 기업 손실과 더불어 정유제품 가격 인상 등이 잇따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 같은 업계 입장을 반영해 일부 안을 개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확대경제 장관회의에서 주 52시간 보완을 위한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방안을 확정했다. 아울러 국회처리를 거쳐 입법하기 전까지 노동시장 단축 계도기간을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확정되면 기업에서 내부 정비를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고 시행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