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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갑질도 용서한다, 그들은 뉘우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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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갑질도 용서한다, 그들은 뉘우칠까

강제해고를 하고도 자진퇴사라고 거짓 신고하는 사람들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무술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나도 다사다망했다. 강제해고도 당해봤다. 내가 이른바 ‘갑질’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불의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반드시 바로잡고야 마는 성격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상습범이 된다. “이렇게 해도 괜찮겠지” 하면서 계속 갑질을 한다는 뜻이다.

잠깐 몸담았던 회사 오너 등 두 명에 대해 공개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쁘다고 말한 사람이다. 그런 악질적인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그들의 버릇을 꼭 고쳐주고 싶었다. 그동안 갑질을 일삼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다. 반박도 못하고 있다. 갑질을 인정한다는 얘기와 다름 없다.
내가 그 회사에 있다며 투자한 분들도 있다. 그리고 선량한 직원들도 있다. 그들을 위해 사과는 더 이상 요구하지 않을 생각이다. 사과할 사람들도 아니기 때문이다. 분위기는 충분히 환기시켰다고 본다. 이것으로 끝이다. 그들이 이뻐 용서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쌍해서 용서하기로 했다. 그들은 내 뜻을 알지 모르겠다.

그들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가 소개하려 한다. 내가 그 회사를 그만 둔 것은 2월 19일이다. 작년 9월 20일 들어갔으니까 꼬박 5개월 다녔다. 그들의 수법은 똑같다.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그만두라고 한다. 다들 그렇게 당하고 나갔다고 할까. 아주 비열한 수법도 쓴다. 나는 그런 것까지도 눈감아 주려고 했다. 인간이 불쌍해서.

회사를 나와 고용노동부 고용복지센터에 갔다가 다시 한 번 놀랐다. 실업급여를 신청하려고 했더니 수급대상자가 아니라고 했다. 자진퇴사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것. 나는 눈을 의심했다. 개인사정에 따른 자진 퇴사라고 적혀 있었다. 그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그 회사에는 알리지도 않고 따로 이의를 제기해 구제받긴 했다.

세상에 이런 나쁜 사람들이 있는가. 일부러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는데 강제해고를 한 뒤 거짓 신고를 했다. 나 말고도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 이의 제기를 안 하니까 똑같은 방법으로 내보냈을 터. 회사 관계자한테 들은 말로는 1~3개월 만에 쫓겨난 임원이 또 있었다고 했다. 누가 봐도 상습범이다. 그래서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사과를 요구했던 것이다.

회사를 상대로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를 삼았다. 재판부가 조정위원들 간 논의를 거쳐 강제조정을 권유했는 데도 그들은 불복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댔다. 사람의 탈을 쓰고서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갑질을 해댄 오너를 증인으로 부르려다가 그것도 참았다. 일단 법원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갑질을 당하고 있으면 안 된다. 반드시 공론화시켜야 한다. 내가 문제를 제기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들을 용서했지만, 갑질 행위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사회악은 함께 뿌리 뽑아야 한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