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성고등학교 학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펜션사고가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다만 유독가스유출이 언제부터 이뤄진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았다.
강원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4일 펜션 운영자와 무등록 건설업자, 무자격 보일러 시공자와 완성검사를 부실하게 한 책임이 있는 한국가스안전공사 강원 영동지사 관계자 등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중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와 시공기술자 등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보일러 감식과 관련사 소환조사 등을 통해 보일러 연통이 어긋난 것이 부실시공과 안전감독 소홀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펜션 준공 후 보일러 설치 당시 시공자가 배기관과 배기구 사이 높이를 맞추는 과정에서 배기관 하단을 10cm 가량 절단하며 배기관의 체결홈이 잘려나갔다.
이후 이를 배기구에 집어넣는 과정에서 절단면이 보일러 배기구 내 오(O)링을 손상시켰다. 또 배기구와 배기관 이음 부분에 법으로 규정된 내열실리콘 마감처리를 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배기관 체결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보일러 가동 시 발생된 진동에 의해 연통이 점진 이탈돼 분리됐다고 수사본부는 설명했다.
다만 연통이 정확히 언제 이탈됐는지는 단정하지 못했다. 수사초기에는 이와 관련해 누군가 고의로 연통을 이탈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사고 열흘 전 머물렀던 투숙객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점, 주변 CCTV 분석에서 외부인 출입 흔적은 없었다는 수사 결과에 따라 이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한편 지난달 벌어진 사고로 투숙 중이던 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치명상을 입었다. 현재 강릉아산병원에서 치료 중인 학생 2명 중 1명은 오는 5일 퇴원할 예정이며 다른 한명도 이르면 다음 주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에 의식불명으로 입원했던 학생 2명은 의식이 회복돼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