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도 이제 쉰을 넘겼다. 만 51세. 그룹의 2인자이지만 사실상 삼성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여전히 병상에 누워 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그룹 총수 행보를 하고 있다. 이재용은 흠잡을 데가 그다지 없다. 이혼한 것을 빼고는 스캔들도 없었다. 지금은 일과 결혼했는지도 모르겠다. 올들어 행보는 특히 더 눈에 띈다.
이재용 부회장이 4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을 찾아가 디바이스솔루션(DS) 및 디스플레이 부문 경영진과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그의 이날 일정은 전날 경기도 수원사업장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한 데 연이은 것으로, 기해년 새해부터 현장 중심 경영 행보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하겠다.
기흥사업장을 방문하는 자리에는 김기남 DS 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DS 부문은 삼성전자가 이익을 가장 많이 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는 이전보다 어려움도 예상돼 격려차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센서·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반도체 시장을 창조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미래의 먹거리에 대해서도 경영진과 머리를 맞댔다는 얘기다.
이재용의 행보는 새해 첫 근무일인 2일부터 카메라에 잡혔다. 2일에는 청와대 주최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신년회에 참석했다. 3일에는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삼성전자가 '4대 미래성장 사업' 중 하나로 꼽은 5G 네트워크 통신장비의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한 뒤,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기도 했다.
“답은 현장에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현장을 자주 찾아가 직원들의 숨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재용의 최근 행보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앞으로도 더 많이 찾아가라.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