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지방 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민진당이 대패한 책임을 지고 당 주석을 사임한 이후, 차이 정권은 저소득층 대책 등을 내세워 지지율 회복을 노리기 시작했으며, 저소득층에게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구상과 함께 각종 규제 완화 등으로 국민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의욕에도 불구하고 차이 총통을 지지하는 여론은 그리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6일 차이 총통의 후임을 뽑는 선거에서는 차이 총통의 승리와 패배를 떠나, 출마 자체를 의문시하는 목소리마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말 차기 총통 선거에 대한 기대치를 조사한 여론 조사에서 차이 총통은 민진당의 희망으로 알려진 라이칭더(頼清徳, 59) 행정원장(국무총리 해당)을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번에 후임으로 여당을 이끌게 된 줘룽타이(卓榮泰 60)가 비록 차이 총통의 정책을 지지하고는 있지만, 최근 민진당 내부 분열이 확대되고 있어 언제까지 노선이 지속될지도 알 수 없다. 줘룽타이는 9일 민진당 주석으로 취임해 2020년 5월까지 당 수장을 맡게 된다.
한편, 야당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먼저 2016년 선거에서 차이 총통에 패한 설욕을 다짐하는 야당 국민당의 주리룬(朱立伦, 57)은 이번에는 이미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그리고 국민당에서 또 하나의 복병으로 여겨지는 우둔이(呉敦義, 70) 현 주석마저 차이 총통을 간단히 누를 승기를 이미 잡은 상태다. 현재 국민당은 정권 탈환을 목표로 여론을 살피고 있어, 둘의 동맹만으로도 민진당은 쉽게 무찌를 수 있는 가벼운 상대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양대 정당을 뒷전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인 커원쩌(柯文哲, 59) 타이베이 시장에 대한 기대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결국 차이 총통의 대선 출마 의욕에도 불구하고 대세를 뒤바꿀 호재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여론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결과 "차이 총통이 차기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