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일자리] 'FTA 일자리 거짓말'

기사입력 : 2019-01-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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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일자리 킬러'였다"고 주장한 적 있었다. "미국이 그동안 외국과 체결한 '잘못된' FTA 때문에 지역 경제가 망가지고 일자리도 없어졌다"고 주장하면서 한·미 FTA 경우도 '일자리 킬러'라고 싸잡아서 비난한 것이다.

그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기도 했다. "2012년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한·미 FTA를 밀어붙였다"면서 ""그 여파로 대(對) 한국 무역적자가 두 배로 늘었고 미국 내 일자리도 10만 개나 사라졌다"고 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미 FTA 덕분에 일자리가 늘어나는 '반사이익'을 얻은 셈이다. 트럼프의 주장대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갑절로 늘었다면 우리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일자리도 따라서 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 FTA 비준 당시, 정부 얘기가 실제로 그랬다. 정부는 'FTA 국내대책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명의로 된 광고를 신문에 실었다.

"세계로 통하는 FTA 경제 고속도로가 개통됩니다. 국토 면적 108위의 조그만 나라가 경제영토 세계 3위의 거대한 나라로 도약합니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선진국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 한·미 FTA 발효를 기대합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경제영토'를 강조하고 있었다.

"이제 우리가 미국보다도 넓은 경제 영토를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일자리 전망은 특히 ‘짱’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등 10개 국책연구기관이 '한·미 FTA 경제적 효과 재분석'이라는 자료를 발표, 일자리가 35만 개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한·유럽연합(EU) FTA 때도 '장밋빛 일자리'였다.

10개 국책연구기관이 '한·EU FTA의 경제적 효과 분석'이라는 자료를 공동발표하면서, 고용이 최대 25만3000명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단기적으로 수출입 변화 등에 따라 취업자가 3만 명 늘어나고, 장기적으로 자본 축적과 함께 시장 개방으로 생산성이 높아질 경우 취업자 증가 규모가 25만3000명까지 가능하다고 한 것이다.

한·중 FTA 때도 다르지 않았다.

10년 동안 ▲실질 국내총생산(GDP) 0.96% 추가 성장 ▲146억 달러 상당의 소비자 후생 개선 ▲5만3805개의 일자리 창출 등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었다.

이렇게 FTA를 할 때마다 일자리가 쏟아지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 전망대로라면, 지금쯤은 ‘완전고용’을 하고도 남았을 만했다.

그런데도 '청년실업'은 여전하다. 되레 '고용절벽'으로 허덕이고 있다. 정부는 돈으로 ‘단기 일자리’를 늘리는 데 매달리고 있다.

통계청의 ‘2018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 체감실업률은 22.8%로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라고 했다. 실업자 수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100만 명 넘더니, 작년에는 107만3000명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꿀 먹은 벙어리’다. FTA 덕분에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 '중간 결산 숫자'라도 내놓았을 만했는데, 국민은 그런 숫자를 구경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국민에게 '일자리 FTA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올해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는 ‘개정 한·미 FTA’에서는 ‘일자리’ 얘기가 들리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FTA는 누구에게 좋은 일 시켜준 것인지.


이정선 기자 jslee@g-enews.com

이정선 기자(데스크) js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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