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시사의 창] 신유용도 당했다고 한다

공유
0

[오풍연 시사의 창] 신유용도 당했다고 한다

심석희에 이어 유도선수 출신 신유용 성폭행 당한 사실 털어놔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이번에는 신유용이다. 유도 선수 출신 신유용이 성폭행 사실을 폭로했다. 신유용 역시 심석희 선수와 마찬가지로 코치에게 당했다. 여자 선수들이 성추행 및 성폭행에 노출돼 있음을 알 수 있는 한 단면이다. 폐쇄적인 공간에서 함께 있다보니 사건이 일어나도 쉬쉬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두 선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신유용은 방송에 직접 출연해 고발했다. 여자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 나도 어제 저녁 신유용의 모습을 보면서 분노를 느꼈다. 신유용은 그동안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을까. 선수 자신도 그렇지만 부모님 등 가족들의 고통 또한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성폭행은 여러 사람의 가슴을 찢어 놓는다. 특히 어린 나이에 당하면 후유증이 심각하다.
신유용이 자신을 모두 드러낸 이유는 더 이상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신유용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이런 일을 공론화시키기 전에는 ‘다쳐서 그만뒀어’ ‘부상이었어’ 이런 핑계로 넘어갔다”면서 “(하지만)누구보다 유도에 욕심이 많았던 선수였기 때문에 엄청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다름 아닌 성폭행 때문에 그 좋아하던 유도를 그만뒀다는 얘기다. 그는 “체중을 못 맞추고 못 뺀다 해서 유도 기술 ‘굳히기’를 사용하면서 기절을 수차례 시켰다”고 했다. 성폭행 당시에는 코치가 자신을 힘으로 제압했다고도 했다. “소리를 지르고 발버둥을 쳐도 그 힘을 뿌리치지 못했고 그 사람이 손으로 제 입을 막고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끔(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폭력성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코치는 돈으로 신유용을 회유하려고 했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코치가 “돈으로 너의 마음을 헤아릴 순 없겠지만 받아줄 수 있겠냐”라는 식의 말을 하며 500만원을 건넸고, 돈으로 회유한다는 생각이 들어 상대를 고소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신유용은 “제가 눈물이 나고 하니까 코치가 ‘너 이거 어디 가서 말 할 거야? 미안해, 내가 너 좋아서 그랬다’(고 말했다)”고 했다.

코치의의 성폭행은 신유용이 만 16세이던 고등학생 1학년 시절부터 이어졌다. 코치 숙소 청소 전담을 하던 중 코치 호출에 불려갔다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 이런 성폭행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총 20여 차례 이어졌다고 했다. 악마 같은 코치가 지속적으로 선수를 농락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여자 선수들을 맡길 수 있겠는가.

신유용과 심석희의 미투 폭로는 체육계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코치나 감독들이 반성해야 한다. 잘 지도하고 가르쳐야 할 어린 선수들을 노리개로 삼는다는 게 될 말인가. 성폭행의 악몽은 평생 간다고 한다. 입장을 바꿔 놓으면 답이 나온다. 이번 일을 계기로 체육계 전반에 정화운동이 펼쳐졌으면 한다. 어린 선수들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