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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미래 먹거리' ESS, 잇따른 화재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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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미래 먹거리' ESS, 잇따른 화재에 휘청

화재 20건 중 11건 LG화학 배터리 사용
LG화학 "원인 규명에 힘쓰고 사후처리 확실히 할 것"

LG화학 직원이 에너저저장장치(ESS)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직원이 에너저저장장치(ESS)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LG화학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LG화학이 최근 잇따른 ESS(에너지저장장치시스템) 화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화재 대부분이 LG화학 제품이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오전 7시 30분 경남 양산에 있는 고려제강 공장 ESS(에너지저장시스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4시간 동안 이어진 불길은 6억50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입히고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최초 발원지가 ESS로 결론을 내렸다.
LG화학은 자사 제품이 들어간 ESS에서 최근 화재가 잇따르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지난 2017년 8월 이후 지금까지 발생한 ESS화재는 총 20건이다. 이 가운데 11건이 LG화학 배터리셀이 공급됐거나 LG화학 제품이 설치된 현장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고객사를 대상으로 “ESS 충전잔량(SOC)을 75% 이내로 가동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어 재점검 과정에서 권고를 무시한 사업장에 대해 더 이상 보증을 할 수 없다는 내용 증명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양산 공장 화재 이후인 지난 15일 LG화학은 자사 배터리가 들어간 ESS 사업장에 가동중지를 요청했다. 자체적 원인규명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LG화학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여름 군산과 해남에서 일어난 ESS 화재 사고에 LG화학은 “폭염에 따른 단순 사고”라고 원인을 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을 비롯해 지난 14일까지 사고가 잇따르면서 단순한 외력이 아닌 시스템이나 배터리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화재가 LG화학이 만든 배터리 자체 문제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LG화학이 납품한 배터리 뿐 아니라 삼성SDI, 인셀 등 타사 배터리가 사용된 ESS에서도 화재가 났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리튬이온배터리가 화재에 취약한 것은 맞지만 배터리 설계 등에 따른 문제로 배터리에서 직접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가 과충전되거나 외부 충격 등 다른 요인으로 배터리에서 화재가 났을 가능성이 더 크다"며 "배터리가 과충전 돼 화재가 났다고 하더라도 배터리가 문제라고 보는 것보다 이를 제어해주는 PCS(전력변환장치)나 BMS(배터리관리시스템) 쪽이 원인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또 “ESS 하나를 구축하는데에 여러 기술과 업체들이 관여를 하는데다 변수가 워낙 많아 원인을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화재 원인규명에 힘쓰고 있다”면서 “원인규명에 최선을 다하고 사후 조치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