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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포스코, 철강가격 폭락불구 고객사 '인하요구'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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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포스코, 철강가격 폭락불구 고객사 '인하요구' 외면

시세보다 톤당 5만~10만원 더 비싸 고객사 불만 폭발

포스코 사옥 1층 입구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 사옥 1층 입구 모습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포스코가 철강가격으로 연초부터 협력업체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국제강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 포스코로부터 열연을 제공받는 대형 실수요 고객사들은 포스코가 고객사의 절박한 입장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논란의 핵심은 포스코 가격 정책이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데 있다. 한 예로 포스코가 단독으로 공급하는 열연은 현재 시세보다 톤당 5만~10만 원이 더 비싸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철강 거래 가격이 폭락했는데 포스코가 가격 하락을 제품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들 협력사들의 공통된 불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열연 가격은 한국향 수출을 기준으로 톤당 500달러 안팎이다. 그러나 열연 가격은 지난 여름에 600달러까지 치솟은 후 지난해 4분기를 거치면서 100달러나 폭락했다. 이에 따라 열연 가격은 현재 톤당 400달러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포스코는 열연 가격을 내릴 모습이 눈씻고 찾아볼 수 없다. 포스코 판매점 등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열연 수입대응재(GS)를 70만원(약 620달러) 수준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72만원에 거래된 열연이 최근 7만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이는 철강수요가 경기부진으로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가격을 지키면서 이익을 유지할 수 있지만 판매점들은 최종 수요업체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판매점들이 열연 1톤을 팔면 5만원의 적자를 보는 셈이다. 가공 및 2차 운송비, 금융비용 등을 고려하면 적자폭은 더욱 늘어난다. 이에 대해 포스코가 비공식적으로 월말 결제에서 가격을 낮춰주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 그림을 보면 판매점으로서는 적자를 벗어나기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현재 시장 상황을 잘 알고 있지만 가격 조정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함구하며 기존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며 "가격이 비싸도 계약상 포스코 주문을 계속 넣을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실적 추락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 동부제철 세아제강 등 포스코 열연을 소재로 냉연도금재 강관을 만드는 기업들은 절박한 심정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열연 가격을 어떻게 조정할 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한 관계자는 "대체 (포스코가) 가격 대응을 어떻게 해 줄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산(産)이 중국 등 수입산보다 2,3만원 높아도 가격 인하를 요청할 처지인데 현재 가격차가 5만원에서 10만원까지 벌어졌다"며 "어느 기업에서 이처럼 높은 가격조건으로 열연을 구매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열연 가격을 내릴 수 없는 이유가 크게 두 가지라고 판단한다. 무엇보다 최정우 회장 체제에서 실적을 떨어뜨리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최 회장은 올해 분기당 1조원 가량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해 10% 이상 이익을 낸 포스코가 현재 하락장에 대응해 열연 가격을 내리면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원가부담이다. 철광석 가격은 현재 톤당 74~75달러로 초강세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포스코는 원가부담을 무시한 채 철강석 가격을 내릴 수 없다는게 업계 공통된 고민이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