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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인데… " 부활 '뱃고동' 울리기 전 고용 걱정하는 조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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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인데… " 부활 '뱃고동' 울리기 전 고용 걱정하는 조선업계

현대重·삼성重·대우조선 등 수주목표 상향 조정
지속된 인력 유출로 '숙련노동자' 감소… 업계 대책 마련 고심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원유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이미지 확대보기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원유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조선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기뻐해야 할 조선업계가 남모르는 시름을 앓고 있다. 최근 수주가 늘면서 불황 기간 빠져나간 인력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데 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14일과 18일 오세아니아 선주와 오만 국영해운회사 OSC로부터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4척과 2척의 수주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VLCC수주량(16척)의 40%에 육박하는 규모다. 총 수주액은 약 6168억원이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유럽지역 선사로부터 1550억원 규모의 15만8000톤(t)급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업황이 좋아지자 조선사들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상향 조정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 대비 21% 높인 159억달러(약 17조8207억원)로 설정했다.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목표 수치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수주 목표액을 80억달러(약 8조9688억원) 안팎으로 높였다. 이는 지난해 수주 목표보다 약 10% 늘어난 것이다. 아직 수주 물량이 없는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수주액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은 78억달러(약 8조7445억원)로 정했다.

하지만 늘어난 일감만큼 업체들의 걱정도 늘고 있다. 일이 늘면서 인원이 더욱 많이 필요한데 인력 충원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고용보험 피보험자 기준 조선업 종사자 수는 2015년 18만7652명에서 지난해 말 10만7667명으로 줄었다. 3년 새 무려 8만명(42.6%)이 업계를 떠난 셈이다. 특히 울산시 조선업 종사자는 2015년 말 6만3039명에서 지난해 말 3만4073명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직원 수가 1만4971명으로 2017년말보다 1533명이 줄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9월 말 기준 직원 수가 1만324명으로 9개월 간 356명이 짐을 쌌다. 대우조선해양도 1년 새 360명이 회사를 떠났다.

문제는 지속적인 인원 감소로 인한 전문 인력 부족이다. 미래 성장성을 책임지는 연구개발(R&D) 부문 뿐 아니라 전문 기술 종사자들이 대거 사라진 것도 치명적이다.

과거 조선업계에 종사했던 A씨(39)는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사람이 나간 자리를 외국인 노동자들로 많이 채웠다"며 "이들은 보조인력으로 쓰기에는 무리가 없겠지만 전문적인 일을 맡길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장에서 노하우나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일도 꽤 많은데 그런 식으로 채운 외국인들이 뭘 얼마나 할 줄 알겠나”며 “협력업체는 그 경우가 더욱 심하다”고 전했다.

업계도 이 같은 상황을 알고 있지만 갑자기 대규모 인원 확충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고는 하지만 회사로서도 갑자기 채용을 대폭 늘리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회사 내부적으로 R&D 종사자들에 대한 보상 등을 논의 중이고 현장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역량 강화 교육 등을 통해 고용을 지속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