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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연초부터 뜨거운 베트남 부동산 시장 …'천당' '지옥' 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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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연초부터 뜨거운 베트남 부동산 시장 …'천당' '지옥' 오가

자국내 공급 한계 평가 …한국 등 해외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서

하노이에는 한두동으로 구성된 고급 아파트들이 우후죽순 지어졌다.
하노이에는 한두동으로 구성된 고급 아파트들이 우후죽순 지어졌다.
[글로벌이코노믹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연초부터 베트남의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전망이 말 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자국내 공급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 지 오래다. 때문에 빈그룹과 FLC 등 거대 건설사들도 한국, 중국, 일본 등 해외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미 분양과정에서 가격이 오를대로 올라 투자형 부동산으로 가치는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지 매체에서도 지난 연말 순항을 이어갈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지 불과 한달도 안된 시점에 다시 여러 악재가 겹치고 있어 우려가 된다는 입장으로 전환했다.

◼︎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호찌민시부동산협회(HoREA)는 호찌민 부동산 규모가 2018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7년 92개 프로젝트에 4만2991세대, 2018년 77개 신규 프로젝트에 2만8316세대가 공급됐다. 하노이에서는 지난 2018년 아파트가 약 2만6000채가 판매됐다. 전년 대비 11%의 매출이 감소됐다.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면적당 가격기준으로 아파트 절반 이상이 고급아파트에 속한다. 그러다보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중급가격대 이하는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크다. 이는 하노이도 비슷한 현상이다.고급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구매력 있는 현지 소비자들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컨설팅기업 CBRE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하노이에서 아파트는 중간가격대 시장으로 계속 변화하고 있다. 이 비율은 2017년의 63%에서 70%로 증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시작한 고급 아파트들이 줄줄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갈수록 고급 아파트들은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베트남 주식 시장에 상장된 65개 부동산 회사의 통계에 따르면 재고 자산의 총 가치는 201조9210억동(약 9조7931억원)에 이르고 있다.

◼︎ 투자든 투기든 거품 많아

몇년 전부터 불어닥친 부동산 열풍은 '투기'로 변질되면서 부동산 가격 거품이 상당하다는 점도 문제다.

현지 매체인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해 호찌민 개발이 집중된 동부쪽 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부 꽝닌성 번돈, 중부 카인호아성의 박번퐁, 남부 끼엔장성의 푸꾸옥 등 경제특구에서는 땅값이 18배나 폭등하기도 했다.

실예로 호찌민시에 부동산 중개업을 하면서 월 소득이 최대 6억동(약 2900여만원) 업자들의 일화가 소개되기도 했다. 호찌민시 노동자들의 월 평균 급여가 70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부를 부동산을 통해 챙기고 있는 셈인데 그만큼 가격의 거품도 심하다는 의미다.

투기꾼들은 도시개발계획, 교통 인프라, 새로운 도시의 지역 프로젝트 등에 대해 미디어에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셜네트워크 등을 적극 활용해 가격을 높인 뒤 부동산을 팔아 이득을 챙겨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베트남 정부는 급하게 경제특구 조성 예정지에 대한 토지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빈그룹이 지은 최고급 아파트 단지인 빈홈즈 메트로폴리스는 비싼 가격에도 완판됐다.이미지 확대보기
빈그룹이 지은 최고급 아파트 단지인 빈홈즈 메트로폴리스는 비싼 가격에도 완판됐다.

◼︎ 부동산 옥석 잘 가려야


"생각만큼 싸지 않네요?"

호찌민과 하노이에 부동산을 보러오는 한국교민들의 첫마디는 대부분 예상보다 가격이 높다는 것이다.

맞는 이야기다. 하노이 중심인 낌마 거리에 빈그룹이 완공한 빈홈 메트로폴리스를 기준으로 보면 30평대 중반 아파트가 3억 중반대에서 4억원을 호가한다. 최고급 브랜드임을 감안하더라도 베트남의 경제수준을 생각하면 만만찮다. 구매자가 직접 추가로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 베트남 아파트의 특성을 감안하면 더욱 부담이 가는 가격대다. 그럼에도 소위 '완판'됐다.

지리적 입지도 그렇지만 빈그룹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힘이다. 주변에 조성된 쇼핑단지나 편의시설 등도 최고급 아파트 단지로써 충분히 매력적이다. 얼마 전 분양을 시작한 빈씨티 오션파크는 중저가의 가격대임에도 국제학교, 병원, 대규모 쇼핑단지, 놀이공원, 휴양시설 등을 갖춘 몇 안 되는 대규모 단지로 조성되면서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반대로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또 다른 중심가인 중화지역에서 미딩까지에는 곳곳에 텅빈 아파트 단지들이 눈에 띈다.

빌딩 한두동에 저층을 쇼핑몰로 한 주상복합 형태로 우후죽순 지어 놓았다. 그러다 보니 입점이 안된 상가 매장들도 부지기수다. 이런 형태로 좁은 도로 앞뒤로 워낙 많이 밀집되어 있다보니 외국인들은 별다른 매력을 못 느낀다. 현지인들도 부담스러운 가격과 입지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고 한다.

하노이 1급 부동산 중개회사인 킹랜드 쯔엉 대표는 "이제는 아파트 선택도 단순히 가격만 보지 않는다. 입지조건, 주변환경 등이 고려된 브랜드만이 살아 남을수 있다"고 조언했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