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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현대제철 조선용 상반기 후판價 협상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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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현대제철 조선용 상반기 후판價 협상 '오리무중'

철강사 원가 수급 '인상필요' vs 조선사 작년 상‧하반기 인상해 '추가인상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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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철강사와 조선사 간의 올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미궁에 빠졌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후판 메이커들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은 작년 상 하반기에 이은 인상은 부담이 크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3일 포스코 현대제철 등에 따르면 현재 올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올 초 양측간 입장을 나눈 뒤 보름 이상이 흘렀다. 협상은 통상 1,2개월 지연되지만 이번엔 방향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철강사들은 인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급이 타이트하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조선 수주는 작년에 뚜렷한 회복을 나타냈다. 밀려든 주문에 후판 공급은 여의치 않았다. 납기가 3개월 이상 지연되는 것이 다반사였다. 올해는 작년 수요를 웃돌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원가도 만만치 않다. 주 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올해 평균 75달러 안팎으로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달리 조선용 후판 가격은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는 주장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재 조선용 후판 가격은 대략 70만 원 중반대다. 약 5년 전만 해도 100만 원에 달했다. 그나마 작년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 인상에 성공하면서 현 수준에 이르렀다.

포스코는 작년 1분기 흑자로 전환했고 현대제철은 상반기 전후로 적자에서 벗어났다. 3년 이상 지속된 적자에서 작년에 모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올 상반기 인상이 이뤄져야 안정적인 이익구조를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선사들은 반대되는 입장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인상되면 부담이 크다는 주장이다. 수주는 회복세에 있지만 실제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철강 가격은 작년 11월부터 연말까지 100달러 급락했다. 철강 시황을 따지면 조선용 후판도 인하로 조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수년간 조선사들이 부진에 빠지면서 후판 가격은 급락했고 적자가 장기간 지속됐다"며 "인상을 방침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사와 조선사 각각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돼 있는 상태"라며 "현재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은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혁 기자 j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