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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천년기업가의 자기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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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천년기업가의 자기발견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많은 사람들이 회사 은퇴 후 식당을 차려 운영해 보지만 성공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2006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발표에 의하면 중소기업 절반인 48.8%가 창업 2년 만에 문을 닫고 10년을 넘기는 회사는 13%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그나마 살아남은 업체들도 20인 미만의 업체가 70%를 웃돌며 종업원 500명 이상의 중견업체로 성장한 기업은 1만개 중 한 곳이라는 조사였다.

창업이 왜 이렇게 힘들까? 첫째 업종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창업한 경우이다. 블루오션 업종이라고 해서 뛰어 들었지만 현실은 레드오션인 경우다. 사실 영원한 블루오션이란 없다. 언제든 블루오션은 레드오션으로 바뀐다. 손정의는 사업을 하려면 아예 블루오션이나 니치마켓을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설령 블루오션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시장은 크지 않다고 하면서 시장이 큰 레드오션에서 어떻게 일등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 창업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특히 은퇴한 직장인이라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에서 창업하면 쉽게 사기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그 분야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둘째, 회사의 경영철학이나 비전체계 없이 회사를 창업하는 것이다. 회사 운영 철학이 없다는 것은 중심축이 없다는 것이다. 중심축이 없으면 흔들린다. 오래가지 못한다. 이런 사례는 주위에서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하라리는 식량을 위해 군집을 이룬 침팬지는 150마리를 넘지 못하지만, 신화로 뭉친 인간은 수억 명이라도 함께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종교 단체를 예로 들었다. 회사에서도 신화를 대신할 수 있는 경영철학과 비전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실제로 본인이 코칭한 회사에서도 이런 사례를 안타깝게 보았다. 하지만 회사 설립 전에 자신의 경영철학과 비전체계를 분명하게 정립한 후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은 지금도 구성원들과 합심하여 회사를 잘 운영하고 있다. 물론 회사 설립 시 초심을 당연히 유지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경영철학이나 비전이 자신의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좋은 경영철학의 참조는 좋지만 베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베낀 경영철학은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성공 방식이 누구에게나 맞는 것은 아니다. 천년기업가가 자기를 먼저 발견하고 자기에게 맞는 경영철학과 비전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은 자기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첫째 '나는 어떤 존재인가?' 이 질문은 평생토록 해도 답을 찾기 힘든 질문이긴 하다. 그래도 찾아야 한다. 이 질문이 힘들다면 '나의 삶의 의미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봐도 좋다. 그것이 어렵다면 '나는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해봐도 좋다.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왜(Why)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How)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고 하면서 의미치료 기법을 창시했다. 그는 삶의 의미 발견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후 있는 힘이 있다고 주장했다. 삶의 의미 발견은 흔들리지 않는 중심축이 된다. 천년기업가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 이것이 회사의 경영철학과 연결되면 흔들리지 않는 중심축이 된다.

둘째, 조직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정립해야 한다. 사장은 회사의 운영방침을 만들어야 하고 팀장은 팀의 운영방침을 만들어야 한다. 각 조직의 리더는 회사의 경영철학과 한 방향 정렬된 자신의 운영방침을 구성원들에게 공표하고 실행되도록 해야 한다.
실행되지 않는 경영철학은 없는 것보다 못하다. 액자 속에서 잠자는 경영철학은 구성원들의 신뢰를 공개적으로 잃게 하는 표징이 되기 때문이다. 초연결 사회에서 경영철학에는 이웃을 생각하는 영적 요소가 대부분 포함되어야 생존이 가능하다. 영적요소 포함은 성과 창출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톰슨은 영성을 강조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순이익, 투자 대비 수익률과 주주가치 면에서 400~500% 실적이 앞섰다고 했다. 이 외에도 많은 연구가 이를 증명해 준다.

경영철학은 반드시 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저항이 일어난다. 실험에 의하면 안 하던 칭찬도 갑자기 하게 되면 거부 반응을 보인다. '칭찬은 고래고 춤추게 한다'고 했는데 말이다. 잭 웰치는 이를 위해 700번 말해야 조직에 정착된다고 했다.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경영철학의 정착방법을 최고경영자는 늘 생각하고 모범을 보이면서 실행해야 한다. '선언의 효과'를 잘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리더는 자신의 역할이 조직을 한 방향 정렬시켜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이 역할을 하지 못하는 리더는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천년기업가의 자기발견은 힘든 상황을 만났을 때 북극성과 같이 방향을 제시해 준다. 주저앉아 포기 하고 싶을 때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