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中, 英국방장관 남중국해 항공모함 파견 방침에 항의…통상협상 중단

공유
1

[글로벌-Biz 24] 中, 英국방장관 남중국해 항공모함 파견 방침에 항의…통상협상 중단

영국 최강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가 남중국해에 파견될 예정이다. 자료=스푸트니크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최강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가 남중국해에 파견될 예정이다. 자료=스푸트니크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이번 주말에 개최할 예정이던 중국 후춘화 부총리와 영국 해먼드 재무장관과의 통상협의가 전격 취소됐다. 영국 국방장관이 태평양에 항공모함을 파견할 방침을 나타낸 것에 대한 중국측의 항의 때문이다.

영국 신문 더 선(The Sun)은 14일(현지 시간) 중국 후춘화 부총리가 주말에 열릴 중-영(中-英) 통상협의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개빈 윌리엄슨 국방장관이 11일(현지 시간)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서 실시한 기조연설에서,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를 남중국해에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영국의 항공모함 파견 소식 발표 이후 중국과 러시아는 즉시 항의 성명을 내고 "자국의 주권과 이익이 침해되는 상황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을 표명했다.

하지만 영국 항공모함의 남중국해 배치에 대해 미국의 우방국과 대만은 크게 환영하는 눈치다. 미국 팻 샤나한(Pat Shanahan) 국방장관 대행은 "영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살필 수 있었다"고 칭찬했으며, 대만 차이잉원 총통 또한 "남중국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한편 윌리엄슨 장관의 연설 내용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윌리엄슨은 동맹국들에게 "우리의 이익을 지지하기 위해 '하드 파워'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공격적인 외세의 행위를 막지 못한다면 우리는 종이호랑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는 브렉시트 이후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동맹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직접적인 행동'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국제적인 군사 행동을 통한 긴장감 조성을 통해 국내에서 확대되는 브렉시트에 반하는 행동을 자제시킬 수도 있다.

실제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을 포함한 '항모강습단'이 태평양, 특히 남중국해에 파견되어 미국과 나란히 활동한다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시킴과 동시에, 미국과의 우호적인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경제 분야에서만큼은 어느 나라보다 중국과 친밀 관계를 보여왔던 영국의 돌발 행동에 대해 깊이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