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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권력기관 개혁 또 물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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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권력기관 개혁 또 물건너가나

문 대통령이 직접 전략회의 열어 개혁 완수 당부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서훈 국정원장, 박상기 법무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참석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문 대통령도 실토했듯 국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입법사항이기 때문이다.

올해 개혁하지 않으면 또 다시 물건너 가게 된다. 내년에는 총선이 있고, 임기 마지막 해는 동력을 잃어 불가능하다. 문 대통령이 임기 3년차 개혁 완수를 주문했다고 할까. 청와대는 이처럼 고삐를 바짝 죄고 있지만 정작 해당 기관들은 느긋해 보인다. 특히 개혁의 표적이 된 검찰은 마이웨이를 할 모양새다.
사실 개혁을 하려면 정권 초기에 했어야 했다. 국민적 바람도 있었고, 정권의 힘도 지금보다 셌다. 그런데 허송세월했다. 이제 와서 개혁을 하자고 하니까 조금 뜬굼 없는 소리 같기도 하다. 조국 민정수석을 유임시킨 이유이기도 한데 왠지 믿음은 안 간다. 누구를 편들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 더 팔을 걷어붙였어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은 정권의 이익이나 정략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시대적 과제”라며 “올해 우리는 일제시대를 거치며 비뚤어진 권력기관의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버리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말도 구구절이 옳다.

문제는 이들 권력기관들이 대통령이나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회의에 문무일 검찰총장이나 민갑룡 경찰청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청와대가 초대하지 않았다. 우회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셈이다. 청와대가 검찰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검찰, 문제가 많은 것도 틀림 없다.

검찰이 이처럼 신뢰를 잃은 데는 누구의 잘못이라고 콕 집어서 얘기하기도 그렇다. 정권은 검찰을 길들이려고 했고, 검찰도 거기에 장단을 맞춘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역대 검찰총장 인사를 보라. 능력이나 인품보다는 코드에 맞는 인사를 했다. 정권이 바뀌면 이전 정부의 비리를 캔다. 살아 있는 권력이 아니라 죽은 권력에 칼을 대는 것이다.

나는 검찰을 오래 출입했다. 그래서 그들의 생리를 잘 안다. 대한민국 검사 90%는 권력지향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사는 수사로 말해야 한다. 그런데 솔직히 그렇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그들은 인사에 더 신경을 쓴다. 정치권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많다. 왜 그러겠는가.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살핀다고 할 수 있다.

검찰 개혁도 좋다. 그보다는 조직내 반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외부에 휘둘리고 있다. 자신들의 과거를 되돌아 보라. 거기에 답이 있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