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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커머셜 당기순이익 74.8%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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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커머셜 당기순이익 74.8%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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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효정 기자] 현대커머셜의 지난해 실적이 영업활동 악화 등 영향으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의 지난해 순이익은 686억원으로 전년대비 74.8% 급감했다. 자산 규모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KB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1134억원으로 전년보다 5.8% 감소한 것과 비교해 실적 악화폭이 컸다.
현대커머셜의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지난해 현대카드 주식을 인수한 뒤 발생한 염가 매수 차익의 효과와 같은 일회성 이익이 사라진 영향이 크다.

2017년에는 GE캐피탈의 관계사인 IGE USA 인베스츠먼츠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카드의 지분 43%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현대커머셜이 현대카드의 지분 19%를 사들였다. 매수한 지분의 염가매수차익이 2294억원 발생하면서 2017년에는 순이익 크게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이같은 일회성 요인이 사라지면서 상대적으로 순이익 크게 급감한 것이다. 염가매수차익은 지분을 사들인 가격보다 자산의 가치가 커지면 발생하는 것으로 한마디로 저렴하게 사서 값어치가 올라 발생한 이익분이다.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하면 이익분만큼 기업의 자기자본 확충에 도움이 된다.

문제는 이같은 일회성 요인외에도 흔들리는 영업 실적도 당기순이익을 끌어내리는 데 한 몫 했다는 데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최근 발행한 평가의견을 보면 현대커머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018년 취급실적은 캡티브 신산업재 및 비캡티브 신산업재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17% 감소했다. 또 중고산업재의 경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중장비 관련 사업 부분이 영향이 받았다"며 "앞으로 실적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커머셜은 현대·기아자동차의 버스, 트럭 등 상용차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면서도 "건설투자 감소와 유가 상승으로 건설업과 화물운송업 경기가 저하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2018년 하반기 들어 차주 채무상환능력 저하 가능성을 감안한 리스크관리가 이루 어지고 있어 향후 1~2년간 산업재 부문의 수익기반은 정체 내지 소폭 감소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재무적으로는 수익성이 좋아도 급격히 늘어난 이자비용이 부담이다. 상용차 부문이 주춤하면서 현대커머셜은 기업일반대출을 늘리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하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 구조의 변화로 상대적으로 이자 비용이 높은 장기차입부채 비중이 늘어나면서 이자 비용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대커머셜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3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0억원 가량 늘었다. 지난해 전체 1448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건설·화물운송업의 침체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면 대손비용도 증가하는 것도 걱정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현대커머셜의 대손상각비는 663억원으로 전년동기 280억원의 2배 수준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전체 대손상각비(452억원)를 뛰어넘었다. 현대커머셜은 자체적인 부실채권 회수 절차를 강화한 가운데 연체 후 2개월이 경과한 부실채권은 현대캐피탈에 매각하고 있다고 해도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운송업의 경우 유류세 인하 등의 요인을 반영해야겠지만 지난해 전체적으로 대손 비용의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정 레버리지 배율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자본적정성도 우려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의 지난해 수정 레버리지 배율은 지난해 10.3배 내외로 예상된다. 이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자본인정비율을 감안한 기준으로, 전년말 12.8배 대비 크게 개선됐으나 업계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는 주식의 특성과 이자 등을 제공하는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가진 하이브리드증권인데, 기업의 자기자본에 일정 비율이 반영돼 이를 감안한 레버리지 배율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현재 현대커머셜의 신종자본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0% 이상의 높은 수준에 달한다.

한편 현대커머셜은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배당은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들에게만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커머셜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사업분에 대해 54억원을 의결권이 없는 전환우선주 투자자들에게만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도에는 중간·결산 배당을 통해 500억원을 보통주에 배당한 것에 비하면 89.2%나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우리은행, 필즈에비뉴제오차 등 우선주 투자자에게만 배당을 받는다.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정태영 현대카드·커머셜·캐피탈 부회장 등 현대자동차그룹 오너 일가와 지난해 말 유상증자로 보통주 25%를 확보하고 있는 외국계 사모펀드인 센튜리온 리소스 인베스트먼트는 이번에 배당을 받지 못한다.


이효정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