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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다가오는 'IMO 환경규제' 에 고부가 제품 생산으로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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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다가오는 'IMO 환경규제' 에 고부가 제품 생산으로 맞선다

SK이노베이션 울산 정유공장 전경.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SK이노베이션 울산 정유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박상후 기자] 정유업계가 '산 넘어 산'인 처지에 놓였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4분기 적자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정제마진 약세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설상가상으로 한 정유업계가 다가올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고부가 제품 생산으로 위기를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는 지난해 4분기 유가급락과 정제마진 하락으로 1조 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냈다. 정제마진은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배럴당 1.7달러까지 추락했고 이달 둘째 주 2.6달러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유업계는 IMO의 황산화물 배출규제 시행(2020년)을 11개월 앞두고 기존 선박 연료보다 비싼 저유황유, 디젤, 나프타 등 고부가 제품 생산을 통해 실적 개선으로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IMO 환경규제는 3대 대기오염 물질 중 하나인 황산화물 배출을 막기 위한 규약이다. 전 세계 모든 선박 가운데 국제 항해에 종사하는 400t급 이상 선박의 배기가스 중 황산화물(SOx) 함유량 기준을 3.5%에서 0.5%로 대폭 낮춘 규제인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에너지를 통해 총 1조 원을 들여 울산 콤플렉스에 원유를 정제해 생산된 벙커C유 등 고유황 잔사유에서 황 성분을 제거해 저유황 경질유를 만드는 설비 'VRDS(감압잔사유탈황공정)'를 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탈황설비를 정상가동할 경우 매일 4만배럴 가량의 저유황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매년 2000억 원에서 3000억 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IMO 환경규제에 대비해 지난해 SDA 공정을 완공했다. SDA는 잔사유에 프로판, 부탄, 펜탄 등 용매를 혼합해 아스팔텐 성분을 제거한 후 DAO(De-Asphalted-Oil)를 추출한다.

현대오일뱅크는 DAO를 고도화 설비 원료로 투입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고부가 제품 생산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정제마진이 상승했지만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해 상반기까지는 반등은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부터 적용되는 IMO 환경규제를 대비한 고부가 제품 생산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업계는 IMO 환경규제로 저유황유를 쓸 수밖에 없어 비용 부담이 더욱 커졌다. 고부가 제품인 저유황유 가격은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보다 1.4~1.5배 정도 비싸다.

이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은 IMO 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설계기술을 공유해 친환경 선박, 고효율 선박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신성광 선박해양설계연구회장은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이 외부 환경에 흔들려서는 안된다"며 "변화하는 환경과 새로운 시장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후 기자 psh65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