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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라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의 핵 담판 결렬로 인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의 노선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회담 이후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해서 그 결과를 알려주는 등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도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이제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중재역을 피하지 않았다. 하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중재자 행보를 본격 재개하기에 앞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면밀한 분석에 공을 들일 전망이다.
청와대가 회담 후 노출된 북미 간 입장차에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한 채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시간에 쫓긴 '성급한 중재역'보다 '정교한 중재역'으로 나선다는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2차 북미회담 결렬과 관련해 조언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사실상의 전면적인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은 영변 핵시설 외에 영변 밖의 추가 핵시설에 대한 신고와 검증을 요구하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먼저 확인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25년이 넘은 영변 핵시설 폐기는 물론, 미국이 파악하고 있는 영변 외 북한 내 진짜 핵 생산시설들에 대한 폐기도 협상 테이블에 올려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어 "이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장밋빛 환상에만 젖어 조급해하지 말고, 돌다리도 두들겨 가라는 속담처럼 북한 비핵화의 과정에 신중히 임해야 한다"며 "‘배드딜(bad deal)보다 차라리 노딜(no deal)’, ‘나쁜 합의보다는 차라리 결렬이어서 다행’이라는 미국 내 의견. 그리고 미국 공화·민주 여야 구별없이 ‘훌륭한 결단이었다’는 대체적인 평가와 입장에도 눈을 돌려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권진안 기자 k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