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는 그대로 있는 모양새다. 이 총리가 특별히 못한 것도 없지만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바꾸는 게 좋았을 법 했다. 대통령제 아래서 총리의 역할이 한계가 있긴 하다. 그래도 더 역동적인 총리를 보고 싶었다. 내가 젊은 총리를 발탁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통령과 총리의 신구 조화를 기대했던 것.
오는 7~8일 발표될 가능성이 큰 개각에서도 '의원 돌려막기'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김영춘 해양수산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원년 멤버 장관들 대신 다른 현역 의원이 입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입각하는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 나가지 않는 조건이다.
문체부 후임엔 우상호 민주당 의원, 중기부 장관엔 박영선 민주당 의원, 행안부 장관으로 진영 민주당 의원이 김병섭 서울대 교수와 함께 복수 후보로 유력 검토되고 있다. 우상호·박영선 의원은 2022년 서울시장 출마가 예상된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경력 관리를 해주려는 측면이 강하다. 본인들도 장관직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인사 포석을 두고 야권에선 "총선 출마 예정자들을 다른 의원으로 채우는 인사라면 국정 쇄신이 아닌 '총선용 돌려막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인 지난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에서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장관 교체 인사가 나자 '땜질식 회전문 인사' '총선 지원용 개각'이라고 비판했었다. 그런데 똑같이 답습하고 있다.
주요 대사 등 공관장 인사는 4일 발표된다. 이번 인사에서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중 대사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또 이수훈 주일 대사 후임으로 남관표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을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오스트리아 대사엔 최근 교체된 이상철 전 1차장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실장은 대표적으로 실패한 인물인데 또 다시 거론된다. 그래서 예상 보도가 빗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