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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부터 드라마, 화장품, 패션까지 왜 세계는 한국문화에 열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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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부터 드라마, 화장품, 패션까지 왜 세계는 한국문화에 열광하는가?

[글로벌이코노믹 김경수 편집위원] 일본에서의 ‘겨울연가’ 붐을 발단으로 이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문화. 최근엔 드라마나 노래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패션, 화장품 등 폭넓은 장르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 왜 한국문화가 외국에서도 받아들여지고 경제를 지탱하는 산업으로까지 성장했을까. 일본 온라인 잡지 ‘COURRiER Japon’이 한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한국문화산업의 저력과 미래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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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전 세계의 K-POP 인기

2018년 한국의 BTS(방탄소년단)가 K-POP 사상 최초로 전미음악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전 세계가 BTS를 주목하는 큰 계기가 되었다. 그것은 아메리칸 뮤직어워드(AMAs) 무대에 선 지 불과 1년 만에 일어난 일로, BTS는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2편 연속 1위를 차지할 만큼 폭발적 인기를 증명했다. 이에 이어 한국의 인기 보이그룹인 ‘GOT7’과 ‘MONSTA X’등도 차례차례로 미국에 진출, 대규모 콘서트를 열면서 관객동원 면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남미에서도 K-POP과 K-Drama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칠레 최대공연장인 산티아고 국립경기장(에스타디오 나시오날)에서 BOA, SUPER JUNIOR, 소녀시대 유리·효연, SHINee의 Key·태민, EXO, Red Velvet 등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이 합동 라이브를 개최했다.

4시간의 공연 중에 관객들은 한국말로 응원 목소리를 높이거나 한국어 노래를 함께 부르곤 했다. 이번 공연은 칠레의 국영방송 TVN을 비롯해 MEGA, CHV 등 주요 방송사들이 생중계를 했으며, 이곳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외신들까지 150명의 취재진을 만날 수 있었다. 최근 유튜브 등의 영향으로 중남미에서는 K-POP 아티스트들에 대한 캐스팅 의뢰가 동남아시아와 같은 레벨 정도까지 급증하고 있다.

2014년 중국에서 개봉한 한·중 합작영화 ‘20세여 다시 한 번(重返20岁)’은 역대 합작영화로는 처음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으며, 2015년 베트남에서 개봉한 영화 ‘내가 당신의 할멈(Em La Banoi Cua Anh)’은 개봉 당시 베트남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성적을 이룬 작품으로 베트남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한국의 대박영화 ‘수상한 그녀’의 리메이크 판이라는 것. 그리고 그 배후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 투자배급사 ‘CJ E&M’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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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eauty, K-Fashion로 영역 확장

K-POP이나 K-Drama의 인기와 함께 최근 K-Beauty, K-Fashion이 한국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가 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도쿄 하라주쿠에 있는 다케시타 거리에는 Etude House, Innisfree, 3CE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점포가 잇따라 문을 열면서 일본의 10대~20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K-Fashion의 경우 일본에서는 점포보다 통신판매가 강하지만, 한국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18년 1분기 판매사이트를 통해 일본에서 판매된 한국의 의류와 패션상품은 약 330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약 201억 원)에 비해 60% 증가했다.

게다가 한국에 가면 어디나 있는 대형 편의점 체인점 ‘CU’는 한국 편의점 업계에서 처음으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 6개 점포를 열었다. CU가 해외로 진출한 것은 2017년 이란을 비롯해 몽골이 두 번째지만, 매장에는 한국식 토스트부터 김밥, 한식도시락은 물론 20~30대 여성들에게 맞춘 한국 화장품 등 100개 이상의 한국 전통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몽골은 수년 전부터 K-POP이나 K-Drama의 인기가 대단하고, 편의점 상품도 한국어로 표기된 채 그대로 판매해 달라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한국은 애니메이션 수출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변신로봇 전차의 활약을 그리는 한국산 애니메이션 ‘Robot train’은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포르투갈 등 유럽 7개국에 수출됐다. 특히 영국의 카툰네트워크 채널 ‘Cartoonito’에서는 ‘Robot train’이 전체 애니메이션 중 평균 시청률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듯 ‘Robot train’이 유럽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등 중남미에서는 ‘Rainbow Ruby’라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브라질에서는 지상파에서도 방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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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자신감을 불어넣은 일본의 ‘한류’

이러한 일본에서 말하는 ‘한류’를 넘어 이젠 ‘한국문화’란 당당한 이름으로 단순한 음악이나 드라마만의 이야기가 아닌 상호융합을 통해 조직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03년경 한국 언론은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뜨겁게 보도했다. 당시 이 드라마의 주연을 맡은 배용준이 일본에 왔을 때는 공항에 5,000여 명의 팬이 몰려들었다. 이후로도 촬영지를 둘러싼 ‘성지순례’가 유행하면서 한국인들에겐 이런 현상은 기쁜 것보다 놀라움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한국은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한 지 5년 정도밖에 안 됐을 때였기 때문이다.

한국은 1998년 10월까지 자국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일본의 TV드라마, 영화, 노래가 법으로 금지된 등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었다. 이에 더해 일본 대중문화가 한국에 침투하지 않도록, 일본의 콘텐츠를 막을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더군다나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가 유행하고 그것이 큰 붐을 일으킬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이 계기가 되어 한국드라마, K-POP을 비롯한 다양한 한국문화에 큰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새롭게 해석되는 ‘한류’라는 말의 정의

그러면서 최근에 ‘한류’라는 말의 해석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위키피디아에서 한류(일본어)를 조사해 보면 ‘2000년대 이후에 일본에서 일어난 한국 대중문화의 유행’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이 현상을 단순한 유행이라고 치부하기는 곤란하다. 지금의 한류는 일본 만이 아니고 세계 각국에서 글로벌화 되고 있으며, 처음에는 한국 드라마나 가요의 일부분에서 시작되었으나 지금은 드라마, 음악, 영화, 게임, 캐릭터, 애니메이션, 뷰티, 패션 등 ‘소프트파워’라고 불리는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근저에는 철저한 시장분석이나 계획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로서의 다양한 전략이 포함되어 있다. 그것을 한 시대의 유행에 불과한 문화적 현상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전략을 고찰해 볼 것인가 하는 명제가 던져진다. 최근의 추세는 후자에 더 가깝다는 분석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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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으로 등장

한국에서도 요즘은 ‘한류’라는 말은 거의 쓰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한국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것에 대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또는 ‘한국 콘텐츠 산업’이라고 정의한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류가 시작된 당시 한국에서는 문화가 비즈니스로 돈이 된다는 생각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엔터테인먼트 혹은 콘텐츠로서 드라마, 영화, 방송, 음악, 출판,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등으로 세분화되어 하나의 비즈니스 산업으로서도 인정받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의 경제전문가들도 2000년대 중반부터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를 본격적인 성장 산업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 10년 사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새로운 동력으로서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IT, 자동차, 철강, 화학, 조선 등 대기업 중심의 제조업이 성숙단계를 넘어 선 한국으로서는 미래적으로도 필수적인 소중한 산업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한국에서 한국문화는 K-POP, K-Drama, K-Film, K-Beauty, K-Fashion 등 ‘K’라는 국가 브랜드의 일환으로 이미지를 창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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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수출규모 세계3위 도약 그 미래는?

그럼 실제로 지금의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했을까? 한 발표에 의하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2012년 약 116억 달러(1조3,000억 원 정도)로 세계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그 후 2016년에는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 수출규모가 약 3억6,000만 달러까지 오르면서 자국 콘텐츠의 해외수출 규모로 보면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까지 도약했다.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가가 만든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특수법인 KOCCA(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는 매년 ‘콘텐츠 산업전망’ 보고서를 발간하여 지난 1년간의 결산과 향후 1년간의 주제를 분석한 자료를 전 국민에게 공개하고 있다. 2018년 1월에 발행된 ‘2018년도 콘텐츠 산업전망’ 리포트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콘텐츠 산업의 매출액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2016년 전체 콘텐츠 산업의 매출액은 105조7,000억 원이었지만, 2017년에는 110조5,000억 원으로 4.5%의 성장률을 보였다. 또 콘텐츠산업의 수출액도 2016년의 62억1,000만 달러에서 2017년 67억4,000만 달러로 8.6%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참고로 KOCCA가 콘텐츠 산업으로서 규정한 분야는, 출판, 만화, 음악, 게임, 영화, 방송, 광고, 캐릭터, 지식정보, 콘텐츠 솔루션 등이다). 어쨌든 콘텐츠산업이라 일컬어지는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앞으로도 세계시장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