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의 보석 허가에 대해 비난도 쏟아진다. 어떻게 중범죄인을 풀어줄 수 있느냐다. 그러나 재판부의 결정은 받아들여야 한다. 재판에 불복할 경우 민주주의가 무너질 수 있다. 사법부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재판부를 비판할 수는 있어도, 비난은 하지 말자. 재판부도 나름 고민을 했을 것으로 본다. 국민의 법감정은 풀어주지 않는 게 옳다.
단죄는 하되 이제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정말 언제까지 적폐타령을 할 건가. 2년이면 부족하지 않다. 100% 청산은 불가능하다. 부족함을 안고 갈 필요도 있다. 국민들도 피로증을 호소한다. 한 번 되돌아보자.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평온한 날이 있었는가. 검찰이 한 일이라곤 과거 청산 뿐이다. 그보다는 사회 부조리를 척결해야 마땅한데 수사 인력도 없었다.
지난 2017년 ‘다스’ 관련 보도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조건부 보석에 “탈옥 축하 드린다”고 비아냥 댔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같이 올리며 “탈모, 코골이로 석방되는 사람은 역사상 처음일 거다. 역시 최고다. 곧 들어가실 거니 몸조리 잘하라”고 했다. 주진우가 어떤 평가를 하든 그것 역시 자유다. 하지만 재판부를 조롱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올바른 결정을 해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면서 "2년간 장기 구금돼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석방도 거듭 촉구한다. 대법원 확정 판결로 다시 구금하는 한이 있더라도 풀어주기 바란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생각난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